국내 중대형컴퓨터시장에 64비트 시스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93년초 한국디지탈이 국내 처음으로 64비트 칩인 「알파」를 탑재한워크스테이션과 서버를 국내에 공급한 것을 계기로 형성되기 시작한 64비트중대형컴퓨터시장은 지난해말부터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실리콘그래픽스, 한국IBM, 한국HP 등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가세함에 따라 본격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대형컴퓨터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IBM이 그동안 전용시스템이란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 개방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온「AS/400」에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인 「파워PC 620」칩을 탑재, 유닉스서버시장을 밀고 들어온 것은 국내 중대형컴퓨터시장의 흐름을 64비트 체제로 바꾸어 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다 국내 유닉스서버시장에서 최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HP가 워크스테이션에 이어 64비트칩인 「PA 8000」을 탑재한 유닉스서버를 지난 20일부터 국내에 공급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WS및 유닉스서버 중 절반 이상이 64비트 시스템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워크스테이션 및 유닉스서버시장이 64비트체제로 급격히 돌아서자 그동안 64비트 시스템에 소극적이던 한국NCR, 한국후지쯔, 쌍용정보통신, 한국유니시스 등도 조만간 64비트급 유닉스서버와 워크스테이션을 국내에 공급할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국NCR는 최근 펜티엄프로를 탑재한 유닉스서버 「월드마크」시리즈를 오는 11월부터 국내에 공급한다고 발표했으며 쌍용정보통신, 한국유니시스도비슷한 시기에 펜티엄프로칩을 탑재한 유닉스서버를 판매할 계획이다.
또 최근 유닉스서버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 한국후지쯔도 올연말 64비트 칩인 「울트라스파크」를 탑재한 새로운 유닉스서버 「DS/90」을 국내에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어 연말이면 거의 모든 유닉스서버업체가 64비트 시스템을 출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중대형컴퓨터업체가 64비트 시스템 공급에 전력을 기울이는까닭은 고객들이 한물 간 것으로 여겨지는 32비트 시스템보다는 64비트 시스템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32비트 시스템에 비해 64비트 시스템은 성능면에서 2.5배 이상 향상됐으며 여기에다 가격적인 면까지 고려하면 약 3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64비트 시스템이 워크스테이션 및 유닉스서버시장의 대세인 것은분명하지만 이 시스템이 시장에서 완전 정착하기에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현재 판매되고 있는 64비트 시스템은 대부분 하드웨어적으로만 64비트체제이고 운용체계 및 응용소프트웨어는 아직까지 32비트체제다. 현재 64비트 운용체계를 탑재하고 있는 업체는 한국디지탈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응용소프트웨어업체들도 아직까지 64비트형 응용소프트웨어의 개발에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올연말을 기점으로 64비트 시스템이 워크스테이션과 유닉스서버시장의 주력기종 위치를 완전히 차지할 것으로 보여 운용체계 및 응용소프트웨어의 64비트화는 급진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