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톡옵션제의 세제지원대상

기술혁신이 빠르고 다품종 소량생산의 비중이 커질 수록 적응력이 빠른 중소기업이 유리하다.

중소기업이 고용의 기반으로, 산업의 뿌리로 튼튼하게 발전하지 못하는 경제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산업이 고도화하고 기업규모가 커진다고 해서 중소기업의 역할이 결코 퇴색하는 것은 아니다. 그럴 수록 중소기업은 부품공급기지로, 계열화, 분업화의 파트너로, 신상품의 창안자로 발전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나 대기업이 그간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기울여 왔다. 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크게 미흡하다.

중소기업이 가장 많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목은 자금난과 우수인력 확보문제다. 자금난은 따지고 보면 탄탄한 기술기반이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우수한 기술을 확보해 만든 제품이라면 물건이 없어 못팔 것이고 그렇다면 자연히 자금난도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우수기술의 기반확보는 우수기술 인력확보에 달려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우수 기술인력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대기업에 비해연구개발 예산도 적고 보수나 근무조건까지 나빠 우수한 인력이 중소기업에서 일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소기업이 우수한 인력을 끌어올 수 있게 하는 인센티브가 없다는것이다. 이 점에서 내년부터 시행키로 한 스톡옵션제도(주식매입 선택권)는우수인력을 원활히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스톡옵션제도는 회사가 임직원에게 일정 근무기간 내 공헌도에 따라 회사주식을 사전에 약정된 싼 값에 살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제도로, 이 때 정부는 스톡옵션권 행사에 의해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과세특례를 해주는 것이다.

이 제도를 활용할 경우 기업은 유능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되며 임직원은 잘 되면 큰 돈을 벌 수 있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벌써 적지 않은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이 이 제도의 도입을 적극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제도의 세제혜택 대상조건이 창업투자회사나 신기술사업 금융회사가 투자한 벤처기업과 상장 및 장외등록 법인에 한정돼 있어 사실상 이 제도의 도입이 필수적인 정보통신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스톡옵션제의 지원대상 기준으로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SW 및 게임 등 정보통신 관련기업은 9개사에 불과하며 상장 및 장외등록 법인을 포함하더라도 30개사 미만에 그친다는 것이다. SW 개발업체나 정보통신 기업체가 대부분 기술집약형 기업으로 우수인력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향후 우리나라도 SW 관련사업이 선진국 벤처기업 투자현황과 같이 어느 업종보다 이 제도의 도입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스톡옵션제가 효과있는 제도가 되려면 세제지원 대상기업을 확대해야 한다. 세제지원 대상기업은 금융업, 은행업 등에 의거해 설립된 금융기관이 투자한 벤처기업도 포함해야 하며 특히 우수인력 확보가 필수적인 SW, 게임 등의 정보통신산업계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정부도이같은 점에 착안, 이를 확대 적용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소식이어서 다행이다.

이와 함께 장외시장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대부분 중소기업인 벤처기업이제품개발이나 경영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상장이 되지 않으면 주식이 제값을못해 쓸 데 없게 되기 쉽다. 이같은 이유 외에도 장외시장의 활성화는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쉽게 하고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정부는 하루빨리 스톡옵션제의 세제혜택 적용기준을 확대하고 장외시장 활성화 등 주변분위기를 바꿔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