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도예가 이상용씨, 곤충형 도자기 스피커 개발

최근 가전제품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디자인에 대한 연구개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곤충이미지를 소재로 한 도자기 스피커가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단국대학교 도예학과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한 이상용씨(28, 서울시 금천구 시흥5동).

지금까지 오디오용 스피커는 사각형이거나 이를 약간 변형해 끝부분을 둥글게 처리한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스피커 유닛에서 만들어진 파장을 공명시켜주는 인클로저(스피커 유닛을 감싸고 있는 상자)소재 역시 목재나 플라스틱이 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같은 형식을 파괴한 스피커가 늘고 있다. 스피커 전문업체 소닉스전자는 이미 몇년전 도자기를 재질로 첼로 스피커와 비파 스피커를 개발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으며 이번엔 이상용씨가 도자기를 재질로 한 곤충형태의 스피커를 개발한 것이다.

이상용씨는 『목재를 재질로 한 스피커는 음파끼리의 간섭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스〈기자〉폰지나 화학섬유 등을 흡음재로 사용해왔으나 도자기를 사용할 경우 고온에서 만들어진 특성 때문에 별도의 흡음재가 없어도 자력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다』며 『또 엔클로저를 원형에 가깝게 만들면 음질 특성이 좋아진다는 것은 이미 40년대 음향학의 권위자인 오슬론박사에 의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이상용씨가 개발한 도자기 스피커 시작품은 약 10여종. 이 가운데 매미 모양의 스피커는 곤충 가운데 소리를 내는 대표적 곤충이 매미라는 점에 착안한 작품으로 매미의 특성에 맞도록 벽걸이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또 고동형태의 스피커는 고대에 신호용으로 고동이 사용됐다는 점을 상징화한 작품으로, 한개의 유닛 프레임 안에 저음역과 고음역을 모두 재생할 수 있는 2웨이 방식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무당벌레의 단순한 선을 이용해 벽면 부착형으로 만든 스피커, 껍데기가 있는 갑각류 곤충들의 등 부분을 변형한 스피커, 에벌레의 원형 부분을 단순화해 큰 원과 작은 원, 반원을 교차시킨 스피커 등의 작품이 있다.

이상용씨는 『최근 TV나 오디오같은 가전 제품도 가구와 마찬가지로 내부장식에 어울리거나 자체적으로 장식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석고틀을 이용하면 다양한 형태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어 이들 제품을 대중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