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외국산 장비 수입선이 지나치게 미국업체에 크게 편중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9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년6개월 동안 외국에서 수입한 통신장비는 총 4천5백60억3천만원어치이며, 이 가운데 미국산 장비의 수입액은 무려 87.0%인 3천9백66억4천만원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통신장비 수입의 對美 편중이 심한 것은 아날로그 이동전화 시스템의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초고속정보통신 기반구축사업의 추진으로 광전송장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통신사업 분야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면서 사업자들의 통신망 고도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도 미국산 장비의 수입을 부채질하는 요인 중의 하나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6개월간)의 통신장비 수입액은 총 1천7백77억3천만원으로 그 가운데 88.9%인 1천5백80억2천만원 상당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인 데다, 95년에도 미국산 장비 수입액이 총장비수입액(2천5백94억원)의 84.9%(2천2백2억5천만원)를 차지, 통신장비 對美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미국이 한국 민간통신사업자의 장비조달시장 개방압력을 가속화하고 있고, 개인휴대통신(PCS), 주파수공용통신(TRS), 무선데이터통신 등 신규통신사업자들의 미국산 장비 구매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통신사업자들의 미국산 장비 수입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사업자별로는 한국이동통신이 95년에 1천6백46억5천만원, 96년 상반기에 1천55억원어치의 장비를 전량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 역시 95년부터 96년 상반기까지 수입한 총 1천3백69억원어치 가운데 8백53억원 상당의 미국산 장비를 수입, 62.3%의 편중도를 보였다.
데이콤은 95년 2백47억2천만원, 96년 상반기 1백41억8천만원 등 총 3백89억원어치의 외국산 장비를 구매했는데 이 가운데 미국산 장비 구매율은 85.5%(3백32억5천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