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 정보통신 제품들의 수출경쟁력이 경쟁국 대만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일 貿公의 「한국과 대만의 30대 주력 수출품목의 경쟁력 비교」에 따르면 RCA지수(현시비교우위지수:통상 1국 상품의 경쟁력 비교 시 통용되는 계수로 이 지수가 클수록 경쟁력이 큼)를 통한 비교평가 결과 미국, 일본, EU 등 한국과 대만의 3대 주력 시장에서 우리나라 정보통신 제품들의 수출경쟁력이 대만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의 경우 대만은 지난해 81억달러를 수출, 40억달러에 그친 우리나라 컴퓨터 수출규모의 두배를 초과했으며 우리나라의 30대 수출품목에도 들어있지 않은 워드프로세서 등의 컴퓨터 부분품의 경우 대만은 지난해 77억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출경쟁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컬러TV와 같은 전자제품의 경우에는 신제품 개발과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제품들이 비교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품질, 유행성, 외관처리 등에서는 대만 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현지 시장에서 대만제품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에는 지난해 수출규모면에서는 대만이 우리보다 뒤떨어지고 있으나 대만의 주력수출 품목이 비메모리반도체인 점을 감안할 때 산업구조면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대만은 최근 대만섬 전체를 실리콘밸리로 조성해 노트북 PC에 이어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수립, 그 1단계 사업으로 97년까지 新竹공업단지에 1백71억달러를 투자해 20개 반도체 생산라인을 설립, 가동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우리나라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대만이 이처럼 전자, 정보통신 분야에서 우리나라보다 수출경쟁력이 앞서고 있는 것은 전자 및 정보통신분야의 투자와 기술개발에 주력,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하고 있는 데다 개미군단처럼 퍼져 있는 대만의 중소기업들이 상호 수평분업을 통해 거대한 대기업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우리나라보다 탄력적으로 국제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성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