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과기처 국감 쟁점 점검 (상);연구원 이직율

과학기술처 대회의실에서 지난 2일 열린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의 과기처 국정감사에서는 박성범(신한국당, 서울 중구), 정호선의원(국민회의, 전남 나주) 등이 원자력 안전성 문제와 부지선정 등 원자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으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과학기술 육성에 정부와 국회간 적극 협력」을 다짐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연구의 메카라 할 대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강창희 위원장(자민련, 대전 중구)과 과기처 장관을 지낸 이상희 의원(신한국당, 부산 남구) 등이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다. 그러나 연구원 이직률, 과기처 위상제고 등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몇 가지 쟁점은 과학기술계가 안고 있는 현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번 과기처 국감에서 제기된 주요 쟁점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지나치게 높다」(조영재 의원) 對 「적정 수준이다」(과기처)

조영재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에서는 연구원(약 1만5천명)과 그 가족이 전체 유권자의 30%를 상회한다』고 소개하고 연구원 사기진작 대책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그는 90년대 들어 정부의 소극적인 과학기술정책 의지와 정책혼선이 거듭되어 대덕연구단지 연구인력의 이직률이 연평균 5%를 상회, 『연구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최근 과학기술처가 「연구중심 운영제도(PBS)의 시행과 원자력 연구소의 핵심연구사업의 한전이관 추진」 등으로 연구단지의 분위기가 더욱 움츠러 들고 있어 연구원 이직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기처는 이에 대해 지난 93년부터 95년까지 3년간 과기처 소속 정부 출연기관 20개(95년 말 현재 총 인원 8천6백28명)의 평균 이직률이 4.7%를 기록, 전문직 평균 이직률(10.8%)은 물론 대기업 연구원 이직률(93년 6.3%)과 공무원 이직률(94년 5.1%)보다 낮은 것으로 연구원 이직률이 「적정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이 문제와 관련, 박구선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STEPI) 관리지원 실장은 평균 이직률만 보면 「적정 수준」이지만 연구소의 연구원 구성이 「일자형」에 가깝고 「젊은 연구원들의 대학 엑서더스」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원자력연구소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이 연구소를 떠난 선임급 연구원 총 44명 중에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사람이 23명으로 50%를 상회했으며 같은 기간에 다른 연구기관(6명)과 기업체(4명)로 옮긴 사람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에 「연구원 이직률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은 다소 부풀려진 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