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살롱] 김정흠 한국교육소프트웨어진흥센터 이사장

사회 전부문에 걸쳐 정보화가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가의 장래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는 교육부문의 정보화는 산업, 기술, 과학 등 타 분야에 비해 현저히 낙후돼 있다. 따라서 낙후된 교육부문의 정보화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교육소프트웨어 및 DB촉진을 위한 연구와 진흥활동을 비롯해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산업발전을 위한 기술지도 및 유통지원, 교육의 정보화를 위한 전반적인 활동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정보화 시대에 맞는 컴퓨터 교육환경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7월 정보통신부 산하 단체로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교육소프트웨어진흥센터(이사장 김정흠)가 최근 법인사무실을 확장 이전하고 부설 교육장과 개발실을 개설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일찍부터 어린이들의 컴퓨터 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재미있는 컴퓨터여행」 「7년마다의 바람기」 등의 컴퓨터관련 저술활동을 전개해 온 고려대 명예 교수이자 초대 센터 이사장을 맡은 김정흠 박사를 만나 센터의 주요 사업계획과 학교 컴퓨터교육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교육소프트웨어진흥센터의 설립목적을 간단히 말씀해 주십시오.

사회 일반의 교육관련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도모하고 각 분야의 교육 소프트웨어의 정보를 수집, 분석해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학교 및 일반 국민의 교육 여건을 개선함과 동시에 국내 교육 소프트웨어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센터가 설립된 지 1년이 조금 지났는데 그동안의 주요 활동 사항을 소개해 주십시오.

전국 초, 중, 고 교사들을 위한 전국 순회 워크숍을 시작으로 청소년 컴퓨터 정보화 캠프, 전산인을 위한 세미나, 어머니를 위한 컴퓨터 생활화 계몽강좌, 컴퓨터보조수업(CAI) 연구교사들의 모임인 부설 정보교육연구회를 설치하는 등 나름대로 많은 일을 했으며 반응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센터의 주요 역점사업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센터가 현재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컴퓨터 교육 및 교과 교육전문가 등 20여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교육용 소프트웨어 심의/평가 위원회(가칭)를 설치, 운영하는 것입니다. 위원회는 국내외에서 개발, 보급된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일괄 수집, 분석, 평가, 관리함으로써 개발단계에서의 중복투자나 불필요한 노력을 방지하고 아울러 각급 학교 및 교육기관, 일반사용자들에게 교육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프로그램, CD롬 타이틀, DB분야 등으로 구분한 다음 온라인을 이용하거나 개발업체로부터 샘플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수집된 소프트웨어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체계적으로 분석한 후 결과를 개발업체에게 알려주고 더 나아가 개발자들이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료집을 발간하고 교육용 소프트웨어 DB도 구축할 생각입니다.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2개의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개발자들의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을 증진시키고 양질의 교육용 소프웨어를 발굴하기 위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소프트웨어 공모전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 컴퓨터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전국 초, 중, 고 현장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활용 수업 지도안 공모전이 바로 그것입니다.

-인터넷 전문 교육센터를 개설하셨는데.

컴퓨터 교육 활성화를 위해선 현재 붐을 이루고 있는 인터넷 전문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센터 건물 내에 인터넷을 위한 전용선을 구축하고 펜티엄급 멀티미디어 PC 25대와 프리젠테이션 장비를 갖추었습니다.

-앞으로 교육센터를 어떻게 활용할 계획입니까.

우선 이달부터 서울지역 학원강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전문 강좌를 실시한 후 단계적으로 교육장과 장비를 보강한 다음 대국민의 정보화 저변확대를 위한 컴퓨터강좌를 비롯해 전산인 및 교사를 위한 재교육, 직장인을 위한 위탁교육 등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그밖에 센터의 향후 주요 사업들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컴퓨터 교육기관의 질적향상을 위해 교육커리큘럼을 제공하고 교육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컴퓨터 교재 및 간행물을 발간하는 한편 센터 부설 개발실을 운영, 교육용 소프프웨어 및 공공DB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일찍부터 학교 컴퓨터 교육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난 85부터 87년까지 대통령직속의 교육개혁심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학교 컴퓨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력히 제안했으며 89년부터 초등학교의 컴퓨터 교육이 실시될 때는 커리큘럼 제작에 참여했었습니다.

-현재 학교 컴퓨터 교육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의 학교 컴퓨터 교육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도 컴퓨터 교육의 목표와 교육체제에 대한 연구가 미흡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또 낙후된 컴퓨터 교육장비와 쓸만한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태부족, 여기에다 교사의 자질부족과 학교장의 인식부족도 큰 문제입니다. 요즘엔 초등학교 컴퓨터 교육의 무용론까지 대두될 정도입니다.

-개선방안이 있다면.

최근 보도에 따르면 농어촌지역 초등학교에 보급된 교육용 컴퓨터는 평균 12명 대 1대에 불과하며 그나마 절반 이상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XT기종이라고 합니다. 충격적인 보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농어촌지역일수록 고급기종을 공급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학생들이 컴퓨터에 흥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 컴퓨터교사들의 자질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컴퓨터 교사들에 대한 재교육과 함께 지위향상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해야 합니다.

<김종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