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 가스시게 일본 히타치사 회장이 8일 오전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조찬강연회를 가졌다. 세계적인 경영전략가로 꼽히는 미타 회장은 이날 강연회에서 「한국의 전자, 정보산업에 대한 전망」과 「글로벌 경영체제에서의 기업과제」 등을 자신의 경험담과 히타치사의 성장과정을 통해 소상히 밝혀 관심을 모았다. 전자산업진흥회(회장 구자학)의 초청으로 열린 미타 회장의 특별강연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21세기 세계경제는 세계무역기구(WTO)에 바탕을 둔 국경없는 단일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21세기 초까지는 본격적인 대 경쟁시대가 진전될 것이며 스피드와 가격경쟁력이 경쟁의 주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90년대 들어서는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의 성장이 두드러져 왔으며 특히 아세안과 중국의 성장은 괄목할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개도국의 성장은 세계시장 형성 과도기인 21세기 초까지 지속될 것이며 성장률 또한 선진국을 크게 웃돌 것이다.
개도국의 이같은 추격으로 일본과 한국은 지적 집약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이는 다급한 상황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자, 정보산업은 21세기의 경제성장을 좌우할 만큼 역할이 커지고 있다. 정보처리기술은 MPU의 고속화와 메모리의 대용량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며 네트워크기술 또한 광속망의 구축으로 통신망의 대용량화와 고속화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지구촌은 네트워크기술 발달로 더욱 좁아지고 개인의 직장은 휴대정보 단말기를 이용한 이동근무가 가능하게 되는 등 통신기술 발달에 의한 다양한 업무형태가 나타날 것이며 가정에서는 멀티미디어화로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이다.
예컨대 주문형 비디오, 전자도서관, 원격진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쉽게 누리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바로 전자, 정보산업 기술전이의 결과일 뿐 아니라 그만큼 이 산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기업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전자, 정보산업시장은 오는 2000년 1조8천8백50억달러, 연평균 8.5%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가정용 기기는 연평균 7.9% 성장한 5천7백60억달러, 산업용 기기는 연평균 7.9% 성장한 1조50억달러, 전자부품은 3천억달러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하드웨어산업의 이익률은 크게 떨어지고 수명주기는 단축되는 경향을 보일 전망이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부품분야는 고성장이 예상된다.
히타치사의 경영전략을 소개하면 경영스피드 향상 국제화를 통한 자원배분의 효율화 전략적 제휴의 추진 신상품, 신제품 개발 창조적인 연구개발 추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식과 완수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경영스피드 향상을 위해 사업그룹제를 도입,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고 국제화를 위해 북미, 유럽 등 5개 대륙에 총괄회사 설치를 추진중이다.
이미 LG반도체와는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으며 신사업, 신제품 개발을 위해 신사업 추진본부 등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을 보면 일본기업이 겪은 애로를 겪고 있는 듯하다.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산업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사정도 엇비슷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리스트럭처링과 리엔지니어링 등 경영기법 개선이 급선무다.
끝으로 한국기업들이 고비용, 저효율 개선을 위해 인원감축, 명예퇴직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이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한 규제라는 것이 만들어지면 시대가 바뀌어도 철폐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근 일본은 규제완화라는 과제해결을 위해 큰 힘을 쏟고 있다. 예컨대 통신분야의 경우 도로이용 정보를 민간기업에 개방했더니 엄청나게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규제철폐는 기업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정리=모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