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상품화가 임박하면서 DVD제조업체들의 관심은 대량생산 기술에 모아지고 있다. 또 각종 데이터를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DVD(DVDR)에 대한 기술적인 관심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 가전업체들은 이미 재생용기기로서의 DVD기술을 거의 확보해놓은 상태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DVD기술의 상당 부분을 습득해놓아 제품개발 자체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확보한 기술을 상품화하는 데에는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상품화하려면 가격이 낮으면서도 적정 수준의 성능과 기능, 그리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설계기술이 필요하다. 또 품질검사를 비롯해 전자파장해(EMI/EMC), 안전규격(UL) 등과 같은 규격에 대한 대비책도 갖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제품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광픽업, DVD칩과 같은 핵심부품에 대한 기술을 확보해야만 한다.
최근 각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DVD 개발과 상품화는 바로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DVD 하드웨어의 핵심기술로는 광픽업기술과 신호처리기술이 손꼽힌다.
DVD용 광픽업 기술의 관건은 DVD와 기존의 CD의 호환성에 달려 있다.
CD와 DVD의 두께는 각각 0.6mm,1.2mm로 다르다. 따라서 DVD용 광픽업으로 CD를 읽으면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않아 기존 CD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소비자들은 DVD만 재생하는 제품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VD업체들은 저마다 환형차폐(삼성전자), 홀로그램(마쓰시타), 2매 대물렌즈(미쓰비시,LG전자) 등 다양한 형태의 광픽업을 개발하고 있는데 일부는 상품화됐다.
그렇지만 이러한 광픽업은 성능과 제조원가면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따라서 DVD용 광픽업기술은 그 시장성이 검증될 내년 이후에 점차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DVD신호처리기술의 경우 핵심은 압축된 디지털 영상음향신호를 원래의 데이터로 복원해 출력하는 AV디코더기술이 핵심이다.
DVD는 4.7기가바이트라는 한정된 용량에서 좋은 화질을 제공하기 위해 가변비트율(VBR)로 압축하는 기술을 사용한다. 이 때 VBR를 제어할 수 있는 별도의 로직체계가 필요하다.
AV디코더 시장성은 바로 이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만들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재 이 칩 개발을 위해 미국의 C큐브사를 비롯해 유럽과 일본의 부품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칩을 거의 전적으로 외국업체에 의존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이밖에 DVD가 상품으로써 경쟁력을 갖추려면 소형화, 경량화가 필요하고 여기에는 광픽업 구동장치를 더욱 얇게 하고 레이저다이오드와 광다이오드를 일체화하는 등의 다양한 제조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2000년께 등장할 DVDR의 경우 이러한 기술의 심화 발전은 물론이고 현재의 DVD에 쓰일 적색레이저보다 파장이 짧은 청색레이저와 같이 또다른 원천기술을 필요로 한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선진 DVD업체들은 저마다 이러한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DVD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선진업체들은 이미 상변화디스크와 같은 DVDR의 미래 표준이 될 원천기술 개발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진업체 보다 기술력이 뒤지는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의 원천기술을 이들 선진업체에 의존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은 생산기술 확보를 통한 시장 선점도 좋지만 원천기술을 조기에 확보하는 데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