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전제품 일본시장서 입지 위축

일본시장에서 국산 가전제품의 입지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 및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속적인 「엔저」현상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된 일본제품이 일본시장에 대거 역수입되면서 한국산 가전제품의 대 일본 수출이 크게 줄고 있으며 일본 가전시장에서의 점유율도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컬러TV의 경우 올 상반기 대일 수출실적은 9천7백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했고 일본 내 수입가전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3.5%로 1년 사이에 8.7%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VCR는 3천6백만달러로 20% 줄어들었고 작년 상반기 17.8%를 유지했던 수입제품 시장점유율은 9%대로 주저앉았다.

또한 냉장고(냉동고 포함) 수출실적과 수입제품 시장점유율은 2천만달러와 25.4%를 기록, 작년 상반기보다 각각 30%, 20%포인트 줄어들었으며 전자레인지도 수출실적이 작년 상반기보다 19% 감소한 1천9백만달러에 그쳤고 수입제품 시장점유율도 52.4%로 21%포인트나 낮아졌다.

올들어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과 일본 수입제품 시장점유율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엔저」의 영향에다 중국산 가전제품의 본격적인 대일 진출로 중저가시장에서 국산 가전제품의 입지가 좁아지고 동남아에서 생산한 일본제품의 일본 내 역수입이 폭증하면서 한국산 제품의 브랜드, AS 등 전반적인 비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또한 GE, 월풀 등 미국업체도 자국산 고부가 제품전략에서 탈피, 아시아지역에서 가전제품을 조달,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일본의 고지마, 다이이치등 일본 현지 대형 유통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브랜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것도 국산제품의 입지를 좁아지게 만들고 있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가전3사의 관계자들은 『그동안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추진해온 대일시장 공략이 올들어 엔저 및 일본 내 수입가전시장의 급속한 환경변화로 인해 난관에 부딪혀 있다』있다고 설명하고 『단시간 내에 총체적인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묘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