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략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장비의 핵심부품 국산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반도체, LCD장비 국산화 추진업체들에 따르면 관련 핵심부품의 국산화가 거의 되어 있지 않아 조달 및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장비 국산화의 상당부분이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등 장비기술 고도화에도 애로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제조장비의 경우 산화막을 형성시키는 MOCVD, 패턴형성을 위한 식각장비, 자동웨이퍼 이송장비인 소터 등 전공정 핵심장비에서부터 각종 검사장비, 웨트스테이션 등 후공정 장비, 가스공급시스템, 진공장비 등 주변장비에 이르기까지 핵심부품의 대부분을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일례로 현재 국산화된 전공정 핵심장비인 웨이퍼 소터의 경우 웨이퍼의 일렬넘버를 인식하는 OCR장비, 플렛 파인더, 마이크로 카메라 등이 국산화가 되지 않아 부품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 카메라는 반도체장비 외에도 각종 부품의 검사장비에서 범용으로 쓰이는 필수부품임에도 일본, 독일 등 외국에서 전량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독가스를 주로 사용하는 가스공급시스템 등 주변장비도 범용부품인 부식에 강한 밸브조차 국산화되지 않아 전량 외산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이밖에도 웨이퍼를 이동하거나 칩을 제조하는데 쓰이는 진공장비에서 스핀코터, 스핀드라이어, E-빔 건, 스퍼터링 타깃 등 대부분의 핵심부품이 국산화되지 않아 장비 국산화의 애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 국산화의 걸음마단계에 있는 LCD 제조장비도 마찬가지다. LCD, 컬러필터 제조공정에 20대 정도가 소요돼 관련업계가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초정밀 세척기의 경우 초정밀 브러시, 압전 세라믹, 클린 펌프 등이 국산화가 되어 있지 않거나 국산부품의 신뢰도가 떨어져 장비 국산화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LCD 제조장비의 핵심부품은 현재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의 한국견제가 심해 주요부품은 샘플조차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LCD세척기 국산화를 추진중인 한일초음파는 올 초 한 일본업체와 압전세라믹의 수입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회사가 별다른 이유없이 공급불가를 통보, 수입처를 독일로 전환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는 『아직 반도체, LCD 제조장비 등 첨단장비의 국내생산이 성숙되지 않은 탓에 관련부품의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업체들이 핵심부품 국산화 추진을 꺼려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장비업체가 단순 조립수준을 탈피하고, 향후 장비부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도 체계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