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文榮 계양전기 전무이사
『다가오는 21세기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지식이 될 것이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시각이다.
모두에 석학들의 시각을 언급한 것은 지식과 창의력에 의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사회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직이 바로 기업이기 때문이다. 합리성과 효율성에 입각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비즈니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속성을 가진 것이 바로 기업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본의 유력 주간지 「日經비즈니스」가 얼마 전 「뇌본주의(腦本主義)시대」라는 특집기사를 다룬 적이 있다. 이 기사는 『미국 경제가 지난 1백년간 연평균 3%씩 성장해 왔지만 생산된 물질의 양은 그만큼 증가하지 않았다』는 美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의 말을 문제제기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주요 골자는 인류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질적인 고도화가 이루어지면서 소프트웨어 부문의 성장이 하드웨어 부문의 성장을 앞질러 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상품보다 소프트웨어의 생산량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인터넷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社」다. 설립 1년여 만에 주식을 공개한 넷스케이프의 시가 총액이 대표적인 하드웨어 전문업체인 애플컴퓨터사를 앞지를 정도였다.
주지하다시피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데는 중량급의 설비가 필요없다. 인터넷상에 점포 하나 설치할 수 있는 공간만 확보하면 된다. 「뇌(腦)작업」에 필요한 것은 자본보다는 정보와 아이디어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지식을 활용하여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업보다 지식 자체가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기업의 공간적인 크기는 2차적인 의미만을 갖게 됐다. 사실 뇌본주의 기업이라고 불리는 기업 중에는 중소기업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극소기업도 상당히 많다. 그 이유는 회사의 크기보다는 개인의 창조성에 비중을 두며 이들 기업에 더 중요한 것은 자기비용이 아니라 뇌작업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정보통신 기반이기 때문이다. 창의력과 아이디어는 이러한 정보통신 기반이 확충됐을 때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구성원은 무엇보다 먼저 지식노동자의 자질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인재개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즉 지식의 개발뿐만 아니라 설계, 연구개발 등 각 분야의 구성원이 자신의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같은 지식사회의 흐름 속에서 기업이 살아 남으려면 기업 자체가 지식화하는 길밖에 없다. 물론 기업의 지식화란 지식을 바탕으로 한 기업활동에서 경쟁자보다 앞서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먼저 그 기업을 구성하는 사원들의 지식수준, 다시 말해 사원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업무수행을 위해 축적한 지식수준이 경쟁기업의 구성원보다 우월해야 한다. 지식사회에서 기업경쟁력은 바로 사원 개개인의 지식축적 수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꿀벌처럼 여기저기 날아다니면서 아이디어를 모으고 조직에 창조적인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사원이 많아야 한다.
이런 조건들은 사원들이 유연하게 생각하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조직분위기가 갖춰졌을 때 더욱 쉽게 달성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기업의 최고 경영진은 기업문화나 관리제도를 지식개발에 알맞도록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