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MCI커뮤니케이션스, 스프린트 등 미국 3대 장거리전화 서비스업체들의 3, 4분기 사업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각사가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들 장거리전화업체가 거둔 실적을 놓고 업계 관계자들이 추정한 것을 보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동안 이들 업체는 다소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MCI와 스프린트는 낮은 수익을, AT&T는 큰 폭의 수익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최고 10%정도 수익하락이 예상되고 있는 AT&T의 경우 이 기간동안 일반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장거리전화 부문에서 라이벌업체들의 추격으로 상당한 고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린트도 무선서비스업체인 「스프린트 스펙트럼」에 상당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전체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MCI만이 새로운 사업부문에서의 호조로 수익감소폭이 다른 업체에 비해 작을 전망이다.
이들 모두는 이같은 수익부진은 지난 2월 개정된 연방통신법이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법에 의거, 서비스시장 장벽이 허물어져 본격적인 경쟁이 전개됨에 따라 그 여파가 우선적으로 장거리전화시장으로 밀려들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들은 새로운 연방통신법의 발효로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익을 보존해야 한다는 데에 더욱 더 어려움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같은 부진에 대한 업체들의 입장 및 향후 대응방식이 각각 다른 것은 당연하다.
AT&T는 장거리전화시장에서의 수익감소세가 3, 4분기를 넘어 4, 4분기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회사는 무선통신부문이나 인터넷부문 같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 같은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 AT&T는 3, 4분기 동안 전화서비스 수요가 지난 2, 4분기에 비해 5%정도 늘어난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반적으로는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복잡한 서비스요금체계의 개선 등 서비스향상 노력이 전화서비스 수요증가에 도움을 주는 등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T&T는 또한 MCI나 스프린트 등 오랜 경쟁업체 외에 월드콤社와 MFS커뮤니케이션스의 합병으로 탄생한 MFS월드콤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MFS월드콤이 AT&T보다 앞서 AT&T와 마찬가지로 지역, 장거리, 인터넷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편 스프린트는 주말과 심야시간대 요금을 하향조정한 데 힘입어 통화수요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 회사의 통화수요량 18% 증가는 AT&T의 5.5%, MCI의 1%를 누르고 3대업체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스프린트는 지역전화업체들에게 장거리전화회선을 임대,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린트는 올해초 나이넥스, 벨애틀랜틱, SBC커뮤니케이션스, 퍼시픽 텔레시스그룹 등과 회선임대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스프린트는 텔레커뮤니케이션스社(TCI), 콕스커뮤니케이션스, 콤캐스트 등 3개 케이블TV업체들과 공동투자해 설립한 스프린트 스펙트럼이 미국 전지역에 걸쳐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 휴대전화서비스업체들과의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MCI 역시 지역전화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회선임대사업이 부진,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은 돈이 될지 몰라도 장거리회선 임대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MCI의 전략이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MCI는 올해초부터 시행한 장거리, 지역 및 무선, 인터넷서비스 요금체계의 단일화가 전반적인 사업호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최근 조사에 따르면 3대업체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AT&T가 올초 58.3%에 비해 다소 떨어진 55%, MCI가 18%, 스프린트가 10~11%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