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브라운관 업체들이 국내 경기침체에 대응, 잇따라 중국, 브라질, 멕시코 등에 해외공장을 신, 증축하는 등 해외 시설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관련장비업체들의 이들 해외 현지공장에 대한 직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남그룹 계열사인 아남정공은 몰딩장비와 몰딩후 반도체의 리드를 제거하는 트리밍장비 및 부품 등 총 7억원 규모를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간 아남 필리핀 라구나 반도체조립공장에 수출했다. 이에 앞서 한미금형도 아남 필리핀공장에 몰딩장비 등 후공정 핵심장비와 검사장비 일체를 공급했다. 한미는 올해 총 1천6백만달러 가량을 해외에 수출했는데 이중 20% 정도를 국내업체의 해외 현지공장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정밀기기용 세척기 전문업체인 한일초음파도 지난달 LG전자 중국 장사 브라운관공장에 6억원 규모의 세척장비를 수출했으며, 오리온전기의 멕시코 브라운관공장에 2억원 상당의 브라운관, 전자총 세척장비를 11월에 수출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항공도 삼성전관의 멕시코, 브라질 브라운관공장에 전체 장비의 30% 정도인 2백억원 규모의 브라운관 초기제작공정에서 흑연도포를 입히거나 건조시키는 블랙 매트릭스 슬러리 자동화장비를 공급했다.
자동검사기 전문업체인 아주하이텍과 반도체장비업체인 케이씨텍도 삼성전관 중국 심천공장과 현대전자 중국 유진공장에 브라운관 및 전자총 자동검사장비와 1천만달러 규모의 가스공급시스템을 각각 수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태석기계, 태석정밀, 극동뉴메릭 등 장비업체들이 올해 증축한 태국 현지공장에 인라인 본더, 몰드 프레스, 레이저 마킹장비 등 전체 설비의 60% 정도인 4백대 정도를 공급하는 등 해외 현지공장의 장비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세트업체가 국내 시설투자를 줄이고 해외로 진출하는 추세에 발맞춰 장비업체들도 국내업체의 해외 현지공장을 디딤돌로 수출에 본격 나선다는 목표아래 판매망 확보에 전력하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