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열풍이 문자정보의 최후 보루인 도서관에까지 몰아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바람이 민간기업의 자금 지원과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한데 어우러진 총력 체제로 진행되고 있어 국내 국공립 도서관의 뉴미디어화가 예상외로 빠른 시간내에 완성될 것으로 보이고 기존 개념 자체를 완전히 뒤바꿀 전망이다.
국내에 컴퓨터 CD롬 통신 네트워크등을 이용한 뉴미디어 전자도서관이 소개된 것은 지난 상반기 LG상남 도서관이 개관하면서 부터이다. 이 도서관은 이공분야의 모든 문헌정보를 컴퓨터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자료의 분류, 저장, 열람 등도 모두 뉴미디어를 이용한 것이었다. 일명 전자도서관으로 불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립도서관을 비롯한 일부 대학 도서관들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뉴미디어센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탈바꿈하고 있다. 정보자료 역시 기존의 문헌정보와 함께 비디오CD 등 다양한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고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까지 가세, 이를 활용하거나 학습할 수 있는 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예산 지원으로 재개관한 국립도서관은 정보봉사실과 전자도서실을 첨단 전자시스템으로 새롭게 꾸며 「국가문헌정보센터」로서의 모습을 갖추도록 했다. 터치스크린방식의 도서관 이용안내, 온라인검색 시스템, 공중통신망 및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PC 등을 배치했다. 또 주문형비디오(VOD) 등 각종 뉴미디어 매체를 대거 도입했다.
이와함께 멀티미디어 PC, VCR, CD플레이, LDP, 주문형 오디오(AOD) 등의 최신 기종을 갖춰 비도서 전자자료들을 다양하게 검색,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작업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20억원과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계기로 총 1백억원을 투자, 전국의 1백71개 국 공립도서관에 「멀티미디어 정보 프라자」를 개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모두 6백85대의 펜티엄 PC와 5백여종의 CD롬타이틀이 공급돼 자료검색은 물론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삼성은 또 오는 2000년까지 한국정신문화연구원과 공동으로 1백억원이 소요되는 한국학 관련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를 추진키로 했다. 물론 이 자료는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배포된다.
정부차원의 뉴미디어 도서관 지원도 적극 추진된다. 과기처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화 촉진 시행계획을 마련, 총 2백억원을 들여 오는 2000년까지 전국 규모의 분산형 국가과학기술 전자도서관을 구축키로 했다.
과기처는 이를 위한 요소기술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및 대학의 전문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KAIST 과학도서관을 대상으로 시범 모델을 만들어 이를 점차 전국 규모로 확산할 방침이다. 또 연구보고서, 학회지 등 국내에서 생산된 정보자료를 디지털 형태로 정부기관에 제출토록 제도화할 계획이다.
대학 도서관의 뉴미디어 도입도 활발하다. 광주과학기술원 LG그룹이 기증한 산학협동기금 50억원으로 지하 1층,지상 3층,연건평 1천5백평 규모의 첨단 과학도서관을 건립한다. 이 도서관에는 과학관련 도서 8만여권과 정기간행물 9백50종을 비롯 각종 시청각자료와 CD롬 등을 갖출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국내 주요 도서관들은 새로운 뉴미디어 문화 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이용객들은 독서, 자료열람뿐 아니라 정보 플라자에서 인터넷을 학습하거나 즐길 수도 있는 환경을 제공 받게 된다.
도서관도 이제는 뉴미디어 시대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 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