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게임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제작기술을 발전시키고 수요층을 넓히기 위해선 외산게임의 한글화작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지금까지 수입업체들은 일본산 게임의 경우 심의통과를 위해 그나마 어쩔 수 없이 부분적인 한글화를 통해 제품을 출시했으나 그밖에 외산 게임의 경우 비용부담과 제품을 적시에 시장에 출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한글화작업을 외면해온 게 사실이다.
국내 게임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될 그들의 선진기술을 거의 전수하지 못한 채 해마다 막대한 외화를 외국업체에 고스란히 바친 셈이다.
특히 당초 게임수입을 통해 기술을 습득한 후 향후 경쟁력있는 국산 게임을 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게임시장에 뛰어든 대기업들은 기술습득과정의 가장 기본이 되는 한글화를 외면한 채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에만 전념, 빈축을 사고 있다.
이처럼 외산 게임을 무분별하게 수입, 공급하기보다는 기술축적 및 대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이를 한글화해 출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최근 들어 LG미디어를 중심으로 SKC, 동서게임채널, 두산동아 등 몇몇 대형 공급사들이 외산 게임의 한글화작업에 적극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LG미디어는 거의 모든 수입게임을 한글화해 출시하고 있는데 최근엔 게임자막은 물론 음성까지 우리말로 바꾼, 즉 완전 우리말화 작업을 통해 게임을 출시,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완전 우리말화란 기존 한글화 게임이 전체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번역이나 부분 한글화한 것과는 달리 지시어, 내레이션 등 게임자막의 속뜻까지 완벽하게 살리고 게임의 음성도 국내 전문성우들이 직접 녹음해 도입부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말한다.
이처럼 게임을 완전 우리말화할 경우 게이머는 영어사전은 물론 매뉴얼없이도 게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매뉴얼을 읽으며 한번에 게임을 끝내버리는 영어판과는 달리 게임의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제작사 측면에서도 이를 통해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는데 한글화를 위해선 외국 제작사로부터 소스코드를 받아 작업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그들의 숨겨진 제작노하우를 습득하는 등 기술축적에 큰 도움을 얻고 있다.
LG미디어가 지금까지 완전 우리말판으로 출시한 작품으로는 「빙하의 추적」 「칸비의 복수」 「타임게이트」 「스머프의 모험」 「드루이드」 등이 있으며 현재 작업중인 작품으로는 「조크 네미시스」 「스파이 크래프트」 「데들리 게이즈」 「새도우 오버 리바」 「네미시스」 등이 있다.
동서게임채널도 LG미디어 못지 않게 외산 게임의 한글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특히 최근 출시한 「윙코멘더 3」의 경우 1년이 넘는 제작기간동안 1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 자막을 한글처리함은 물론 20여명의 유명성우를 등장시켜 음성까지 우리말로 더빙해 기대 이상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는 이외도 「어둠의 씨앗」 「죠크 행성」 「던젼마스터2」 「심시티」 「스톤키프」 등 많는 대작을 한글화 작업을 통해 출시했으며 현재 올 연말에 출시할 예정인 루카스아츠사의 신작인 「디그」의 완전 우리말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C도 최근 들어 외산 게임의 한글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완전 한글자막과 우리말 음성 더빙한 「흡정공주」를 비롯해 「일식」 「캠퍼스 러브스토리」 「바이블 마스터」 「럿셀엔젤 3」 등 지금까지 출시한 많은 한글화 게임이 모두 크게 히트함으로써 앞으로도 외산 게임의 우리말화 작업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쌍용이 한글화한 「어둠의 씨앗 2」를 출시한 것을 비롯해 두산동아, 다우기술, 삼성전자 등 많은 업체들이 대작을 중심으로 한글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앞으로 국내 게임시장에서 외산 게임의 한글화 작업 붐이 일어날 전망이다.
〈김종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