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1호, 3호 터널과 고속도로 등 주요 유료도로에 도입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전자통행료징수시스템(ETCS)의 올 연말 표준화안 확정을 앞두고 국내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ETCS 표준화의 기준이 될 서울시 혼잡통행료 징수시스템 선정을 위한 현장시험이 최근 완료됨에 따라 현장시험에 참여한 관련업체들은 올 연말 표준화안 확정을 앞두고 자사에 유리한 표준화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표준화대상인 차량자동인식장비(AVI)와 사용자 장비(OBU:On Board Unit), 그리고 IC카드 등의 속도, 정확성, 무선통신장치 등 핵심분야의 경우 표준화안에 자사 기술사양을 포함시키기 위해 적극적인데 최근 실시한 서울시 혼잡통행료 징수시스템의 현장시험에 나타난 결과가 표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스라엘 파지락社에 이어 미국 AMTECH社와 기술제휴 형태로 ETCS사업에 나서고 있는 태일정밀의 경우 독자적인 ETCS인 「Hi-PASS」를 개발, 자사 시스템을 표준모델로 삼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태일정밀측은 운행중인 차량의 요금을 자동으로 징수(Transaction)하는 선불카드의 경우 자사 시스템의 처리속도가 18(밀리초)로 경쟁사 시스템(30∼40)에 비해 크게 짧고, 최고속도 3백㎞에서도 동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AVI의 경우 백스캐터(backscatter) 방식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신뢰도가 높으며 요금징수구역을 정확히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차량내 OBU와 요금징수기 사이의 무선통신장비의 경우 국제표준의 5.8 모듈타입으로 Encryption주파수 등을 쉽게 바꿀 수 있고 차량이 요금징수기 구간에 진입해 AVI를 작동시키는 시간(Wake-up Time)이 0초로 경쟁사의 3∼4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테그(TAG)와의 혼용이 가능해 값이 비싼 OBU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며 IC카드의 경우 통행료지불 이외에도 구매결제 등 다른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고 정액카드, 상품권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마르코니社와 기술제휴로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시험평가를 실시한 혼잡통행료 징수시스템이 이중구조의 시스템으로 일부 장비의 고장시에도 전 차선 요금징수가 가능하고 무선통신장비의 경우 재밍(jamming)안테나를 이용한 주파수 간섭방지와 초당 1의 전송속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차량검지장치의 경우 2열의 센서를 이용해 정확도를 향상시켰으며 차량의 위치판별과 차량속도의 측정이 가능하고 OBU의 경우 교통정보를 화면으로 표시해주는 기능을 채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독일 보쉬텔레콤과 기술제휴 방식으로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고 있는 대우전자는 자사 시스템이 시속 2백50㎞에서도 요금징수가 가능하고 OBU와 비콘사이의 통신방식으로 ALOHA 통신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프랑스 젬플러스社의 MP-COS카드를 사용해 보안성을 높였으며 차량분류장치 감응루프의 경우 7가지 차종을 분류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전송데이터의 방식이나 데이터량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시험평가한 시스템을 기준으로 ETCS의 핵심분야인 AVI의 성능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시스템을 중심으로 표준화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웨덴 컴비텍社와 기술제휴를 맺고 있는 현대정보기술 역시 서울시 혼잡통행료 징수시스템의 현장시험에서 자체 분석결과 정확성이 높게 나타났던 만큼 시스템 표준화에 자사 시스템의 기술사양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시가 추진중인 혼잡통행료 징수시스템의 시험평가결과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