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한국전자전 결산] 수출상담 14억弗...교역전신회로 자리잡아

「미래의 꿈은 첨단 기술로」라는 주제아래 지난 7일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개막된 96한국전자전이 6일간의 열띤 경연을 마치고 12일 폐막됐다.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 등 2백91개 국내업체와 미쓰비시와 필립스 등 1백51개 외국업체가 7만여점의 제품을 선보인 이번 전시회는 27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성황을 이뤄 국내 최대, 세계 5대 전자 전문전시회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 기간동안에는 세계 각국의 전자, 정보산업 관련 바이어들도 대거 방한해 14억달러 규모의 수출상담이 이루어진 것으로 잠정집계돼 한국전자전은 단순관람 위주의 전시회 차원을 넘어서 어엿한 「교역 전시회」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입증했다.

올해로 27번째를 맞이한 한국전자전이 이처럼 많은 관객들의 발길을 「유혹」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전자전의 주제가 표방하고 있듯이 「미래의 꿈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첨단기술과 첨단제품들이 대거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의 초미의 관심을 모은 제품은 홈 씨어터 시대 개막을 표방한 가전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선보인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

DVD는 완벽한 영상구현은 물론 기존 오디오 기록장치를 능가하는 음성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정보가전 제품으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등은 이번 행사에서 DVD플레이어를 경쟁적으로 선보였으며 제품 시연을 위한 홈 씨어터 극장을 전시장내에 설치,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다음달부터 양산에 들어갈 DVD플레이어는 선진 외국업체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첨단제품이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DVD의 출품으로 인한 가전의 디지털화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서 중요 이슈로 부각된 또 다른 분야는 가전의 정보화를 반영한 인터넷TV.

인터넷TV는 3만3천6백bps급의 초고속 모뎀과 인터넷 검색용 웝브라우저를 탑재, PC통신 뿐만 아니라 인터넷도 리모컨으로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가전3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시제품을 선보이는 등 정보가전분야의 시장선점을 위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밖에도 내년쯤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50인치 벽걸이TV가 공개돼 시선을 끌었고 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 광폭TV, 화면분할TV 등 차세대 제품들이 대거 선보여 일반인들에게 급변하는 영상기술의 현주소를 확인 시켜주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편 신냉매에 냉장실과 냉동실을 별도로 제어하는 한국형 냉장고와 세제사용을 대폭 줄인 초음파 식기세척기 및 저세제 세탁기, 저소음 청소기 등 가전업체들이 소비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기획, 출품한 많은 환경친화적 제품들은 이번 전시회가 첨단 전시회인 동시에 생활 전시회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최첨단 영상제품과 함께 이번 전자전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또 다른 분야는 정보통신부문.

LG정보통신,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통신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최근 시장 선점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디지털 휴대전화기와 올해말부터 서비스가 본격 개시될 발신전용 휴대전화(CT2)를 대거 출품해 자사 제품의 홍보에 열을 올렸으며 개인휴대통신(PCS) 관련 시제품도 일부 선보여 자사의 기술력 우위를 입증해 보이기 위한 열띤 시연회가 눈을 끌었다.

이처럼 최첨단 제품과 환경친화적 제품의 대거 출품으로 가전과 정보통신분야가 한껏 기세가 오른 반면 그동안 한국전자전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해온 컴퓨터 분야는 참가업체들이 크게 줄어 대조를 보이기도 했다.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등 국내 컴퓨터업체들은 물론 컴팩, IBM 등 세계적인 컴퓨터업체들도 참가하지 않은 데다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대기업들 마저도 컴퓨터와 관련 제품들을 한쪽 구석에 배치, 더욱 위축된 느낌을 주었다는 것.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는 최첨단 전자제품의 전시와 더불어 관람객들의 발길과 눈길을 모으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져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동심의 세계를 가득 담은 「디자인랜드」라는 미니 콘셉트 부스를 LG전시장 중앙에 설치, 「꿈을 현실로(Dreams Comes True)」라는 주제아래 21세기 사무실과 가정의 모습을 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그동안 딱딱하고 단조로운 전시장 분위기로 인해 일반 관람객의 발길이 비교적 적었던 부품관도 독특한 전시기법을 동원,관심을 모았다.

특히 코어류와 EMI필터류를 출품한 보암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부스를 마치 민속주점을 연상시키는 초가와 목재장식으로 치장하는 한편 홍보 관계자들을 모두 한복으로 치장해 외국 바이어들의 이목을 한 껏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자사 부스로 관람객의 발길을 유도하기 위해 삐에로를 등장시켜눈길을 끌기도 했으며 관람객과 함께 하는 노래경연대회와 즉석 퀴즈풀이 행사등은 딱딱한 전시장 분위기를 밝고 부드럽게 이끈 요소로 꼽히기도 했다.

한편 전시장 1층에 별도로 마련된 중소기업 유통관에서는 「옷을 옷걸이에 걸어 놓은채 다림질 할 수 있는 스팀다리미」 등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들을 시중가격보다 50% 이상 할인 판매한 일부 코너에서의 호객행위 등으로 인해 유통관이 흡사 시골장장터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주위를 산만하게 만든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으나 관람객들은 색다른 즐거움을 즐기는 듯 첨단 전자전속에 파고 든 이색 아이디어 제품에 관심을 쏟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