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LED 수직계열화

金榮相 한국LPE 대표이사

최근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관련산업이 침체국면에 들었다는 의견들이 적지않은 것 같다.

전자산업 부흥기 초기인 80년대부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온 국내의 발광다이오드 산업이 세트시장의 위축, 새로운 대체 표시소자에 의한 시장잠식, 고급기능화에 대한 대응 미진, 치열한 출혈 가격경쟁, 그리고 동남아산 저가제품의 공세 등 여러가지 원인들로 인해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즉 관련시장 규모가 유한하거나 성장이 늦고 가격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LED업계는 관련품목 이외의 고부가치 제품개발을 통한 사업다각화, 채산성 제고를 위한 해외생산 거점확보, 기술개발 및 자동화를 통한 원가절감 등의 침체국면 타개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제 본격적인 정보화시대에 진입하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다양한 표현욕구와 더 효과적인 정보전달의 필요성이 시각정보의 비중을 점차 크게 하고 있어 시각정보매체의 시장이 극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이는 세트시장의 위축이나 LCD, EL 등의 대체 표시소자에 의한 시장잠식 등이 LED의 절대 수요량 증가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세트시장의 침체로 원인을 돌리기 전에 세트시장의 규모가 우리보다작으면서도 LED 생산규모가 우리의 약 5배에 달하는 대만이 목표시장을 자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 거대시장을 향해 뛰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한 여러 노력 중에 가장 근본적인 대안은 원가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에피웨이퍼, 칩 등의 소재 및 리드프레임, 에폭시 등 원자재의 개발일 것이다.

특히 최종제품의 규격과 성능, 그리고 품질을 결정하고 전 공정기술의 근간이 되는 소재 부분, 즉 기판제조 및 에피웨이퍼 성장기술에 대한 개발 노력이 필요한데 이것은 4족 단일 원소의 안정적 물질인 실리콘 소재 반도체가 공정제어기술 위주의 제품이므로 소재기술의 개발이 최종제품의 가격 및 품질경쟁력에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여년간 LED산업을 육성, 발전시켜 온 일본의 경우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기초소재 부문의 축적된 기술력을 원동력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그 기술적 파급효과의 열매로서 관련응용 산업까지 선도하고 있다.

또한 도시바, 샤프, 마쓰시타, 쇼와덴코, 미쓰비시, 카세이 등 대기업들이 고가의 첨단제품에서 범용 저가제품까지 모든 LED제품들의 생산을 지속하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소재부터 최종제품까지 공정의 단일화를 이룬 탓인데 기판제작, 에피웨이퍼 성장, 칩제작 그리고 조립순으로 이루어지는 LED 전체 제조공정이 일괄로 단일 업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경쟁력있는 수직계열화이겠지만 관련 각 공정별 전문업체간 역할 분담방식의 수직계열화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국내에는 공정별로 1개사에서 15개사 정도의 전문업체들이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단일 업체의 수직계열화 생산 또는 각 전문업체간 협력에 의한 수직계열화로 경쟁력 강화 노력이 시도된 적이 없어서 아쉬운 점으로 지적하고 싶다.

이제는 국내의 각 전문업체들이 그간에 다져온 기반기술도 구축되어 있고 사회적 정서면에서도 光관련 산업이 성장할 여건이 성숙되어 있으므로 우리LED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한차원 높은 도약을 위해 모두 협력하고 지혜를 모을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