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컴퓨터산업 새물결 (40);코볼의 변신

『아직도 코볼을 쓰는 사람이 있습니까.』

전근대적인 정보기술의 대명사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코볼」이 누명벗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무용 프로그래밍 언어의 대명사로 40여년을 장수해온 코볼은 최근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의 분산처리 시스템의 급속한 확산과 그림사용자인터페이스(GUI)기반의 개발툴이 개발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무대 전면에서 사라져가는 언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코볼 공급업체들의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30%의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시장상황은 일반의 인식과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송우정보, 다우기술, 윌시스, 태평양정보기술 등 국내 주요 코볼 공급업체들은 모두가 올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0∼30%씩 늘려잡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일반적인 인식과 실제 시장상황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공급업체들 역시 향후 코볼시장의 전망이 어둡다는 데는 목소리를 같이 하고 있다.

코볼이 GUI환경 구현, 개방형 DB접속드라이버 규격(ODBC) 인터페이스 지원 등을 통해 계속 신기술을 수용, 변신해왔지만 최근 신세대 개발자들이 거의 코볼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코볼이 다시 한번 대대적인 변신을 통해 무대복귀를 노리고 있어 주목된다. 코볼의 표준규격이 세대교체 시기에 와 있으며 현재 세계 표준 ANSI 85를 대체할 새로운 ANSI규격 제정작업이 이르면 내년에 완료돼 ANSI 97규격이 탄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코볼과 관련된 ANSI표준은 ANSI 68, ANSI 74, ANSI 85로 거듭 변경돼왔고 그때마다 신기술을 채용, 코볼의 생명을 연장해왔는데 이번에 ANSI 97규격의 탄생이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되고 있다.

현재 X3J4라는 기술위원회에서는 ACCEPT, CALL문의 기능개선과 사용자정의 데이터 타입, 인터넷 인터페이스 지원 등 데이터 지원폭의 확대와 함께 객체지향기술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비주얼 오브젝트 코볼」을 공급하고 있는 마이크로포커스사가 주도하고 있는 객체지향기술이 새로운 코볼 표준으로 채택되면 다시한번 코볼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로포커스의 국내 공급사인 송우정보의 신종철 사장은 『ANSI 97의 최대 논점은 객체지향기술이 될 것』이라며 『이를 채용하게되면 코볼은 신세대 개발 툴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아직은 코볼이 사무용 애플리케이션의 주도적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툴들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신세대 개발도구들과의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코볼의 새로운 변신이 주목된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