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케니 G,「The Moment」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팝 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하는 음반이 출시됐다.바로 발매된 지 2주만에 20만장이나 판매된 케니 지(Kenny G)의 「The Moment」다.

감미롭고 로맨틱한 선율로 소프라노 색소폰을 연주하는 그의 전세계 시장에서의 인기를 굳이열거할 필요가 없겠지만 특히 국내팬들의 그에 대한 열정은 가위 편집증적일 정도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13곡의 수록곡 전부를 프로듀싱하였고 몇몇 곡은 베이비 페이스와 월터 아파나시에프라는 쟁쟁한 프로듀서가 제작에 참여했다.

전작 「Miracles」가 캐롤앨범의 성격이 짙었기 때문에 이번 앨범은 「Breathless」 이후 4년간의 공백을 메우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타이틀곡 「The Moment」는 부드러운 선율로 연주돼 기존 케니 지류의 음악적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Passages」는 세션맨으로 참가한 파울리노 데코스타의 퍼쿠션과 마이클 톰슨의 기타가 케니 지의 색소폰과 멋진 조우를 했다.

또 케니 지로서는 생소한 보사노바 리듬을 처음으로 많은 팬들에게 선보이는 「Havana」는 빼어난 곡소화로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며 「Always」,「Remember」 등은 동양인들의 감성에 어울리는 곡들로 평가된다.

특히 베이비 페이스와 토니 브랙스턴이 각각 케니 지와 함께 연주,노래한 곡들은 이번 앨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여성 팝가수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토니 브랙스턴과의듀엣곡 「That Somebody Was You」는 R&B음악과 재즈의 결합을 시도했고,히트곡 제조기 베이비 페이스와의 듀엣곡 「Everytime I Close My Eyes」역시 담백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테너 색소폰으로 연주한 「Northen Lights」도 케니 지의 색다른 음악적 시도가 엿보인다.

그러나 이런 음악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부 비평가들은 케니 지 음악이 발전없이 답보하고있지 않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의견에 케니 지 본인은 『내 인생의 특별한 의미를 가졌던 순간을 색소폰 연주로 표현했다』고 말해 이번 앨범에 대한 음악적,상업적인 성공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이종성, 팝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