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공연을 갖는 외국 연예인들의 출연료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출연료 인상의 주된 이유는 세계 7위권으로 발전한 한국 음반시장에 대한 인식전환으로 한국을 찾는 해외아티스트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는 데다 이를 유치하기 위한 공연기획사간과당경쟁 및 일부 대기업들의 개입으로 인한 몸값부풀리기등 때문.
지난해 해외 아티스트 및 공연단체의 내한공연을 통해 지불된 출연료는 총 7백4건에 약1천79만4천7백달러로 지난 94년 6백1건에 약 7백29만8천달러에 비해 47.5%가 증가했다.올해에는 아직까지 출연료 지불액수가 집계되지 않았으나 올초 발표된 문체부의 외국인공연허가 완화지침에 따라 7월말까지 4백74건의 공연허가가 났고 마이클잭슨과 같은 대형가수의 내한공연이 실현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이달 11일,13일 양일간 단 2회 공연으로 약 2백만달러(16억원)의 출연료를 받은 마이클 잭슨은 전담공연사인 「히스토릭 투어스」의 고용인 자격으로 내한,40만달러 상당의 소득세 원천징수를 피해갈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다음번 한국공연주자로 물망에 오른 머라이어 캐리,휘트니 휴스턴등도 이를 전례삼아 출연료총액을 고스란히 해외로 가지고 나갈 수있을 것으로 예상돼 외화유출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음반시장은 90년대로 들어서면서 밀리언셀러가 등장했고 급기야는 판매량이 2백만장을넘어서기도 하는 등 내, 외형적으로 급성장했다.이에 따라 해외 아티스트들은 새로운 대형시장으로 떠오른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음반기획 및 홍보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는 발걸음도 빈번하다.
이에 맞물려 공연기획사의 인기외국연예인 초청공연이 잦아지고 있는 데다 대기업들의 개입으로 몸값인상을 야기시키고 있다.특히 음반시장에 진출한 일부 재벌기업들은 알찬 공연기획을 통한 수익보다는 회사 이미지 제고(提高)에 이를 이용하기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넣고 있는 실정.
예를 들어 지난해 당초 1회 공연당 10만달러를 받기로 했던 색소폰주자 케니 G는 某기업의 참요로 인해 2회 공연에 65만달러를 받았는데,당시 그의 싱가포르 공연료는 1회당 8만달러였던것을 감안할 때 유독 한국에서만 높은 출연료를 챙긴 셈이다.
이에 따라 머라이어 캐리 80만달러(1회 공연),플라시도 도밍고 1백20만달러(2회공연),마이클 볼튼 80만달러(2회 공연),바브라 스트라이잰드 60만달러(1회 공연)등 전체적으로 출연료가 2배 이상 상승했다.5만달러 정도면 초청할 수 있던 오케스트라들의 공연료도 10만달러 수준으로 인상됐다.
공연기획 업계에서는 현재의 한국 경제상황 및 문화수준에 걸맞는 적절한 출연료 상정을 통한 성공적인 공연의 대표적인 사례로 (주)파코스 엔터프라이즈(대표 박교식)가 기획했던 「마마스&파파스」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공연을 든다.
이들에게는 2회 공연에 각각 4만5천달러와 20만달러를 출연료로 지불했으며 관객의 반응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해당 아티스트들의 상대적인 평가가 서로 다른 변수가 있긴 하기만 터무니없는 고액의 출연료는 재고(再考)해야 한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