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G전자
올해 LG전자가 새로 출시한 「통돌이」세탁기는 세탁조가 고정된채 회전날개나 봉만 돌아가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회전날개와 역방향으로 세탁조를 회전시킨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세탁기를 보는 소비자들은 세탁조가 회전함으로써 과연 얼마나 세탁력이 향상되는지 호기심을 갖음과 동시에 또한 전기소모나 고장이 많지않을까하는 의구심을 품고있다.
이 통돌이 세탁기의 세탁조가 회전하는 모습은 마치 모터의 힘이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관성이 힘」이다. 원래 모든 세탁기는 회전날개가 돌면 관성에 의해서 세탁조가 자연스럽게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데 기존 세탁방식은 세탁조가 돌면 오히려 세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세탁과정중에는 브레이크를 걸어 세탁조가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고 탈수과정에서만 고속으로 회전하도록 하고 있다.
통돌이 세탁기의 세탁조를 좌우로 회전시키는 기술은 모터의 동력을 회전날개와 세탁조에 전달하는 것을 단속하는 클러치시스템을 세탁조가 회전하는데 적합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할 수있다.
일반적으로 롤러클러치와 브레이크 밴드가 작용하여 세탁조와 좌우회전을 방지하는 기존 세탁조와 달리 통돌이 세탁기는 세탁중에 세탁조를 고정시켜주는 롤러클러치를 없애고 브레이크를 적절히 격리시켜 세탁조가 관성의 힘을 받아 좌우로 회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통돌이 세탁기개발과 관련 실무작업을 담당한 최동호책임연구원은 『세탁조의 회전속도와 세탁력과의 관계를 고려해 클러치와 브레이크간의 최적 작동메커니즘을 도출해내는 과정이 이 제품개발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2. 삼성전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삼성전자가 시리즈로 출시한 「손빨래」세탁기는 회전날개방식과 봉방식 및 드럼식세탁기의 장점을 취합한 「애지펄」(Agipul)방식이라는 새로운 세탁시스템이 특징이다.
이 세탁기는 6개의 회전날개가 달린 회전판과 세탁조바닥에서 최고 17.5Cm까지 솟아오르는 세탁봉이 결합된 「빨래손」을 채용하고 있는데 바로 이 빨래손을 제어하기위해 채용된 「유전자 알고리듬(Genetic Algorithm)기술」이 이 세탁기의 핵심기술이다.
이 세탁기에 채용된 유전자알고리듬은 빨래 및 물의 양과 세탁시간등 세탁에 관계되는 여러가지 조건에 따라 최적의 세탁효과가 발생되도록 회전판과 세탁봉의 속도, 힘 등을 제어하는 일종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세탁기 설계실의 오응창 선임연구원은 『빨래손의 구조와 알고리듬을 도출해내기 위해 기반 데이터를 마련하는 기간만 무려 1년이 소요됐다고 말하고 그 기간동안 빨래를 수천번은 한 것 같다』고 회고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97년형 손빨래에는 헹굼과정에만 세탁조 중앙으로 돌출되어 물을 뿜어주는 샤워장치가 새로 장착됐는데 화장실용 온수세정기(비데)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이 장치는 세탁기의 모서리에서 45도 방향으로 돌출되는데 세탁조 전체에 골고루 물을 분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수압이 낮은 지역에서도 충분히 샤워효과를 낼 수 있고 세탁기가 옥외나 난방이 미흡한 곳에 설치될 경우에도 겨울철에 잔수동결로 구동장치와 전장부품이 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했다는 것이 삼성전자 설계진들의 설명이다.
3. 대우전자
대우전자가 신제품 공기방울세탁기 「돌개물살」에 채용한 비대칭 회전판은 대우전자가 2년동안 수행해온 수류연구를 상징하는 것으로 상하좌우로 불규칙 입체수류를 형성시켜 세탁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탁기 설계실의 임기현 선임연구원은 세탁력 향상에만 초점을 두고 진행해왔던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먼저 엉킴과 꼬임을 해소하면 세탁력은 자연히 높아진다는 전제아래 과거와는 정반대의 접근방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번 수류연구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우전자의 비대칭회전판은 지난 82년에 발표된 원통용기 「회전 역학」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세탁봉에 도입하고 있는 로스비이론을 회전판 전체로 확장시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좌우 경사각이 13도인 이 비대칭 회전판은 모터와 연결된 구동축과 회전판의 무게중심이 달라 세탁조 전체에 골고루 수류를 형성, 엉킴은 줄이면서 세탁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 대우전자의 설명이다.
대우전자의 설계진들은 모터에 부담이 안가는 범위내에서 구동축과 무게중심을 다르게 잡고 최적의 물살을 형성시킬 수 있는 형태를 설정하는 작업과 이상적인 수류를 발생시키기위해 비대칭회전판의 작동타이밍을 산출해내는 데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경사각이 13도로 결정된 것도 경사각이 더이상 커지면 지나친 편심으로 인해 모터에 과부하가 걸리고 옷감이 손상될 수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4. 동양매직
지난달 「96 전국우수발명전에서 」 WIPO(세계지적재산권기구)상을 수상한 동양매직의 세탁수 리사이클링 시스템은 세탁으로 인한 환경오염문제가 지적됨에 따라 세제사용량을 줄이고 투입된 세제를 충분히 용해시킨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친환경 기술이다.
이 리사이클링 시스템은 1분당 3천번을 회전하는 고속 재순환 펌프를 채용, 세탁조의 물을 끌어내려 잔류세제를 충분히 용해시킨다음 다시 세탁조 상단으로 순환낙하시키는 것으로 세제사용량을 기존제품보다 최고 50%까지 절감하면서 세탁력과 헹굼력을 높였다는 점을 특허출원과 여러차례 수상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동양매직의 세탁기 설계진들은 이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여러차례 난관에 봉착했는데 특히 세탁물에서 발생하는 보푸라기 및 이물질이 재순환펌프에 들어가 세탁수 순환을 방해하는 경우가 잦아 재순환시스템을 탄생시키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했다.
동양매직은 재순환펌프내의 회전날개를 「」자 형상으로 개선하고 세탁조 상단에 장착된 보푸라기 거름망의 성능을 향상시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동양매직의 리사이크링시스템은 환경보호기능과 함께 봉방식에 폭포수류효과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는데 세탁조 상단의 5군데에서 쏟아지는 낙하물살의 각도를 모두 다르게 하여 물살이 세탁조 내부에 골고루 미치도록 한 설계 역시 오랜 시행착오와 노력의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