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드럼식 세탁기 각광 받는다

드럼식 세탁기가 차세대 유망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드럼식 세탁기는 회전날개나 봉이 회전하면서 세탁하는 것과 달리 누워있는 세탁통(드럼)이 3백60도 회전하면서 발생시키는 낙차를 활용해 세탁하는 방식으로 물속에 석회성분이 많은 유럽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어 유럽형 세탁기로도 불린다.

드럼식 세탁기는 회전날개방식이나 봉세탁기 보다 물사용량이 절반정도 밖에 안되는데다 세탁력이 우수하고 엉킴과 옷감손상이 적은 점이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이 세탁기는 히터를 내장하고 있어 찬물을 95도까지 가열하여 삶는 세탁효과를 낼수 있는 점도 이 제품의 특징이다.

반면 이 세탁기는 물을 장시간 가열해야하므로 전기사용량이 회전날개나 봉세탁기보다 3∼4배정도 많고 세탁시간 또한 여타방식의 세탁기보다 긴 것이 단점이다.

또한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해 장착하고 있는 무거운 고체중량물을 채용하고 있어 무게가 무겁고 세탁기 전면부로 세탁물을 투입해야 하는 특성으로 인해 세탁중에 세탁물을 추가로 투입할 수 없는 불편함도 있다.

이 세탁기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선보인 것은 지난 88년 독일제 AEG 제품이 들어오면서 부터. 국내업체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91년부터 시스템키친시장을 겨냥, 독자모델을 개발하고 생산을 개시했다.

현재 드럼식세탁기의 국내시장규모는 2백50억원정도로 연간 2만대정도가팔리고 있는 수준이다.

AEG, 바흐네트, 밀레, 후버 등 유럽산제품이 1백50만∼2백만원정도이고 국산품은 90만∼1백만원 정도이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고가의 수입품을 선호하고 있다.

국내 세탁기시장이 연간 1백35만대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드럼식세탁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채안돼고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유럽지역의 세탁기로 수요가 한정되어있지만 국내 세탁기업체들은 드럼식세탁기를 차세대 세탁기로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드럼식 세탁기가 물사용량이 적고 저기포성 세제를 사용함에 따라 환경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최근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친환경기술과 이를 채용한 친환경 가전제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를 타고 드럼식세탁기에 대한 관심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국내 세탁기 시장이 회전날개 방식이 정착돼있고 8∼10Kg 대용량제품이 주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드럼식세탁기가 회전날개방식을 대체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드럼식세탁기에 대한 연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회전날개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엉킴, 꼬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다 드럼식 세탁기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늘어날 경우 수출기반을 넓히기위해선 드럼식세탁기에 대한 기술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연구진들은 드럼식세탁기 연구는 『근시안적인 목적이 아닌 장기적인 전략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전세계 세탁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및 일본업체가 드럼식세탁기 사업에 본격적으로 손을 댈 경우 드럼식세탁기시장의 판도가 보다 급속히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