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방송법 제정과 관계없이 2차 종합유선방송국(SO) 허가일정이 하루빨리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최근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보처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신도시 등지에서 주민들의 케이블TV 시청에 대한 욕구가 날로 높아져 이른 시일 내에 추가로 SO를 허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방송법 제정이 지연되는 경우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라도 2차 허가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것과 관련, 최근 들어 2차SO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허가일정 제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부천지역의 2차SO사업에 참여할 예정인 모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2차SO사업 허가공고가 날 것에 대비, 많은 준비를 해왔으나 정부가 새 방송법 제정을 이유로 1년 이상 사업허가일정을 공고하지 않는 탓에 일손을 놓고 있다』면서 『공보처가 하루빨리 허가일정을 밝혀 업계의 혼란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SO의 복수소유(MSO)를 준비하고 있는 1차SO 관계자들도 『공보처가 새 방송법의 입법 이후 MSO를 추진하겠다면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든지, 아니면 MSO와 관계없이 수도권지역에 먼저 2차SO를 허용하겠다면 그렇게 하든지 일찍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SO 허가일정에 대한 정부의 발표가 늦어지면서 최근 들어 케이블TV업계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공보처가 새 방송법에서 MSO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부분의 1차SO들이 다른 SO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는 등 케이블TV업계 전체가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1차SO들간에는 MSO가 허용될 것에 대비해 다른 SO에 인수될 때, 보다 유리한 입장에 놓이기 위해 케이블TV 시청자수 및 가입자수를 부풀리거나 늘리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는 공보처가 그동안 케이블TV사업 조기정착을 위해 『2차SO 허가 시 MSO가 가능토록 하고, 실적이 좋은 SO들에게는 2차SO 허가 시 가산점을 주겠다』며 SO사업자들을 누차 독려함으로써 만일 1차SO를 제외한 채, 2차SO 허가일정을 발표할 경우 1차SO사업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게돼 일정공표를 꺼리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그럼에도 이제는 공보처가 케이블TV 사업 전반에 대한 마스터플랜 및 일정을 공개한 뒤, 종합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침체된 케이블TV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