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와 연계해 디스플레이사업을 차세대 주력품목으로 육성하려는 삼성, LG, 현대, 대우 등 전자 4사가 디스플레이 해외법인의 다각적인 활용책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김광호)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 PC업체인 AST社를 자사 TFT LCD의 안정적인 거래처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최근 김광호 부회장을 AST 회장으로 선임, 친정체제를 강화한 데 이어 대대적인 구조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김 부회장은 AST 회장취임을 계기로 지난해 5%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노트북PC 사업비중을 오는 98년까지 최고 50%로 끌어올리겠다는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이 사업전략에 따르면 현재 2백만대인 AST의 PC판매량을 98년 3백50만대로 확대하고 이중 노트북PC의 판매량을 전체의 절반인 1백70만대로 끌어올려 연간 1백70만개의 TFT LCD 고정수요처를 확보하게 된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미국 지너스社를 북미지역 디스플레이 생산기지 및 첨단 디스플레이 연구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LG는 국내 경쟁사처럼 멕시코지역에는 진출하지 않는 대신 지너스를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 및 와이드TV용 브라운관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이 회사가 확보하고 있는 완전평면 브라운관 원천기술의 상품화와 HDTV용 브라운관의 공동개발전선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 HDTV용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LCD, 그리고 미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전계발광디스플레이(FED)의 개발에도 지너스의 기술 및 연구인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전자(대표 김영환)는 국내 공장이 사무용 및 가정용 LCD의 대량생산에 돌입함에 따라 미국 현지 LCD 생산법인인 이미지퀘스트社를 군사용 특수제품 개발과 생산, 그리고 첨단기술 개발 전진기지로 특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는 이미지퀘스트를 통해 고부가 특수군사용 시장을 선점하고 본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범용시장을 공략하는 양동작전을 펼칠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또한 이미지퀘스트를 LCD의 대면적화 및 저소비전력화, 고해상도화 기술 개발과 FED, PDP의 원천기술 확보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대우전자(대표 배순훈)는 해외법인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부문의 취약점을 보강한다는 전략아래 프랑스의 톰슨멀티미디어社의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는 이 회사를 인수, 브라운관용 유리벌브 공급원으로 삼아 브라운관사업을 강화하고 계열사인 오리온전기가 러시아와 합작해 러시아에 설립한 오리온플라즈마社를 PDP 연구센터로 활용, 상대적으로 취약한 평판디스플레이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유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