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를 말하면 열 사람 가운데 아홉 사람은 수천만~수억원을 일시불로 지급하는 프로야구 선수의 연봉제 방식을 떠올리게 된다. 연봉제가 우리나라 기업환경에서 그만큼 생경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다국적기업 계열 현지법인들의 전유뮬처럼 여겨져온 연봉제는 최근 일부 국내 기업들에 의해 적용되고 있다.
연봉제는 우선 고용인과 고용자가 사전에 1대1 계약에 의해 연간 지급하는 급여액을 결정하며 그 내용은 일체 비밀에 부쳐진다. 급여액은 기본급은 물론 각종 수당과 비용 등 일반 기업의 급여 명세서에 들어 있는 항목들이 모두 포함된 총액 개념이다.
일반 직원의 경우 보통 1년 단위로 계약이 이루어지는데 임원이나 최고 경영자급의 경우 기업에 따라 2~3년 짜리도 있다. 연봉총액이 정해지면 그 다음에는 지급방법과 시기에 대한 약정이 이루어진다.
지급방법은 월 단위를 기준으로 분할 지급되는데 일반적으로 16분할에서 19분할이 통용되고 있다. 지급시기는 16분할일 경우 12분은 매달, 나머지는 일반 기업의 상여금처럼 계절별로 각각 지급된다. 19분할일 경우는 대개 매월 정기급여와 격월간 상여금, 추석등 명절 보너스 형태로 나눠진다.
현재 국내외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연봉제 형태는 그 취지나 원리는 비슷하지만 급여내용과 기업에 따라 순수연봉제, 연봉+호봉 병용제, 주식연봉제 등 대략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눠진다. 순수연봉제는 앞서 설명한 대로이며 다국적기업 계열 현지법인 대부분과 휴먼컴퓨터 같은 일부 국내 소프트웨어회사들이 적용하고 있다. 연봉+호봉 병용제는 순수연봉제의 위험을 줄이면서 우리나라식 기업문화를 지향하려는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다. 이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평직원은 순수연봉제, 대리급 이상 중상위 관리자는 급여 총액의 50%는 호봉, 50%는 연봉제를 병용하고 있다. 전체 임직원에 대해 연봉+호봉 병용제를 도입하고 있는 곳도 있다.
주식연봉제는 급여 내역의 상당부분을 자사주나 신주인수권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최근 정부가 내년 1월부터 도입키로 한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주식연봉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다국적기업 계열이 즐겨 도입하고 있는 방식이지만 스톡옵션제가 활성화되면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