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트북 PC시장의 주도권싸움이 국산과 미국산 제품간의 한판 승부로 압축되고 있다.
그동안 국산 제품과 함께 국내 노트북PC시장을 양분해 왔던 대만산 노트북 PC가 점차 퇴조하면서 그 자리를 미국산 노트북PC가 차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산 노트북 PC의 부상은 그동안 국산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트윈헤드, 카포, GVC, 클래보, 아리마 등 대만산 제품이 품질의 안정성 및 신뢰성, 여기에 제품의 공급물량 및 납기문제까지 발생되면서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 결과 그동안 대만업체로부터 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공급받아 제품을 판매해오던 국내 판매업체들이 거래선을 미국업체로 전환하고 있고 새로 이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도 대만업체 보다는 미국업체들과의 제휴를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또 그동안 국내 PC시장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국내지사들도 판매가 부진한 데스크탑 PC 보다는 노트북 PC에 영업력을 집중, 미국 현지 및 세계시장에서 평가받은 고성능 신제품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노트북PC 수요를 적극 공략하기 시작한 것도 최근 노트북 PC시장에서 미국산 노트북 PC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 노트북 PC시장에서 진출한 미국 컴퓨터업체들은 컴팩을 비롯 IBM, HP, TI, 델컴퓨터, 애플 등 세계적인 컴퓨터업체들이 모두 망라돼있다.
이들 업체들은 미국산 제품이 대만산과는 달리 우수한 기술력으로 대만산제품이 갖고 있는 기능을 모두 내장했으면서도 휴대성과 신뢰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력히 내세우고 있다.
또 미국산 제품이 과거 품질은 뛰어나지만 가격은 비싸다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가격을 국산 및 대만산 제품과 비슷하게 맞춰 본격적인 수요확보전에 나서고 있는 것. 실제 과거 6백만원선 이상이던 미국산 노트북 PC의 가격은 국산 및 대만산과 비슷한 3백만원대로 떨어져 파워유저들의 구매의욕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15일 정식 출범하는 LG전자와 IBM의 합작사 「LGIBM」은 이같은 한국산과 미국산 제품간 경쟁을 본격 점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는게 업계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LG전자가 이번 IBM과의 합작으로 데스크탑 PC 보다 노트북PC사업에 무게중심을 두고 오는 12월부터 IBM의 노트북 PC를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국내 노트북PC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만산 노트북PC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일고 있어 상대적으로 국산과 미국산 제품이 반사적인 이득을 얻고 있다』며 『이에따라 올 연말부터 국내 노트북 PC시장은 국산과 이들 미국산 제품의 승부로 판가름 날 것 같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올 초 노트북PC가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해제돼 수입이 자유화된 일본업체들이 현재 국내 시장에 대한 타당성검토를 벌이고 있어 이들 일본산 제품까지 국내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이후에는 국내 노트북 PC시장은 국산 및 미국산과 함께 이들 일본산 제품간 3파전의 양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게 업계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