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의 「TFT LCD」, 닛산자동차의 「Be-1」, 올림푸스 카메라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디자인컨설팅회사 「워터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사카이 나오키(反井直樹, 50)씨는 일본의 산업디자인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일본에서 히트상품 제조기로 알려져 있는 사카이씨는 「디자인 컨셉터」란 새로운 영역을 창출해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전자업체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방한한 사카이씨를 만나봤다.
-「디자인 컨셉터」란 무엇인가.
디자인 컨셉터는 한마디로 상품의 매력을 창조해내는 작업이다.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의 욕구를 내다보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차례 히트상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무엇보다 트렌드를 읽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들어 10대 청소년들이 문신을 새기거나 귀고리를 거는 것은 세계적인 유행인데 이는 전자산업에 영향을 받은 현대문명이 제공하는 대리경험 속에서 성장한 청소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험을 원한다는 욕구를 반영한다고 본다. 이러한 욕구를 상품에 잘 반영한다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수단은 무엇인가.
단순히 직감만 가지고는 기업을 설득시킬 수 없다. 나름대로 수립한 가설을 토대로 광범위하게 수집된 정보를 재편집, 재구성해서 신제품의 이미지를 제안한다.
-전통적인 가전의 미래 디자인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본질적인 기능은 남아있겠지만 기존의 틀은 대부분 파괴될 것으로 본다. 박스형태의 컬러TV는 벽이나 창문에 화면을 투사하는 개념으로 변화될 것이며 냉장고, 에어컨 등은 차지하는 공간이 최소화되면서 조형미와 인테리어감각이 중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기업들의 디자인 경쟁력은 어디에서 차이가 날 것으로 보는가.
독특한 기업문화와 철학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한국도 거품시대가 마감되는 단계에 있는만큼 모방을 벗어난 독자적인 디자인 창출능력을 갖춰야 할 때라고 본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