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인텔 166제품으로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의 성능을 변경한 리마킹(재표시) 제품이 대량 유통되고 있어 정품 유통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전자유통상가에 따르면 최근 용산전자상가에서는 「펜티엄 100」이란 인텔 CPU 겉면에 새겨진 칩이름과 처리속도를 최근 수요가 많은 「펜티엄 166」(사진 참조)으로 변경한 리마킹 제품이 상당히 많이 판매되고 있다.
현재 전자상가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들 리마킹 제품은 그동안 칩의 겉면을 깎아낸 다음 칩의 이름과 처리속도를 표시하던 방식과 달리 표면에 얇은 막을 입혀 제품의 칩의 이름과 처리속도등을 재인쇄하는 방법으로 CPU의 성능을 조작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면 정품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정품 인텔 CPU의 경우 처리속도등을 나타내는 스펙넘버는 SU로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리마킹제품의 표면을 긁어내면 제품표면의 스펙넘버가 「SY, , , 100」로 인쇄되어 있다.
현재 용산에서 「펜티엄 166」으로 변조되어 판매되고 있는 이들 리마킹 칩은 42만∼43만원짜리 정품에 비해 20%정도 싼 34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석영전자등 인텔 대리점들은 이들 「펜티엄 166」 리마킹제품이 정품과 똑같은 박스에 포장되어 판매되고 있는 점에 감안, 리마킹전문업체가 조직적으로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텔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2주전 싱가포르에서 「펜티엄 166」칩을 변조한 리마킹업체가 인텔측에 의해 발각돼 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며 『그동안 국내에서 리마킹제품의 거래가 뜸했다는 점에 미루어 볼때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펜티엄 166」 리마킹 칩은 싱가폴에서 유입된게 아닌가 여겨진다』 말했다.
인텔 대리점들은 현재 용산전자상가에서 유통되고 있는 「펜티엄 166」리마킹 칩의 수량은 전체적으로 1천개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CPU의 가격이 지나치게 싸거나 컴퓨터작동중 고장이 자주발생 하면 리마킹제품일 가능성이 높다며 인텔 공인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등 CPU구입시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망했다.
한편 인텔코리아는 이번 166MHz로 변조된 CPU가 아무런 규제없이 판매된다면 지금까지 리마킹제품의 유통을 막기 위해 벌여오던 노력이 허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일선 유통점과 협의하여 대대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