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새 통상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선진 4개국 중심의 정보기술협정(ITA)에 우리나라의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품목별 참여방안 및 향후 추진계획 등 대책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 4개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정보기술협정(ITA)가입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등 세계경제에서의 위상 및 긍정적 파급효과를 고려, ITA 가입을 추진하되 국내산업 경쟁력을 감안, 대상품목과 이행기간 등에 대한 탄력성 확보에 주력키로 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미국이 제안한 대상품목을 면밀히 검토, 참여시기와 이행기간의 연장 필요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마련하고 다자차원에서 우리와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대만, 호주 등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또 협상추진 과정에서 우리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의 연계협상 가능성 여부도 타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세계시장에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분야와 현재 국제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품목 등 품목별 참여방안을 마련하고 이행기간의 연장이 필요한 분야를 집중 점검키로 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현재 美측이 제시한 품목을 바탕으로 우리 산업의 경쟁력과 시장전망 및 수요산업에 미치는 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오는 11월 아, 태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의 및 12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이전에 우리의 참여품목에 대한 최종적인 입장을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제시한 주요품목을 보면 컴퓨터부문에서 슈퍼컴퓨터 등 14개를 비롯해 반도체부문 14개, 통신장비부문 9개, 광전자부문 4개, 반도체 제조시험장비부문 3개 등이나, 업계는 이중 주요품목인 슈퍼컴퓨터와 미니컴퓨터 등은 참여 유보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이들 품목의 이행기간 연장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도체 및 IC분야는 모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정보기술협정은 지난 95년 美, EU 정상회의에서 교역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처음 제기됐으며, 지난 4월 일본 고베 「쿼드회의」에서 오는 12월 싱가포르 WTO각료회의까지 매듭짓기로 한 것으로, 최근 관망태도를 보인 EU가 적극 참여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회원사는 모든 정보기술관련 제품에 대해 오는 2000년까지 관세를 무세화하도록 하고 있다.
<모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