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훈 대우전자 회장은 17일 오전 톰슨멀티미디어사 인수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대우전자는 연간 매출액이 12조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가전업체가 됐다』면서 『당분간 톰슨의 경영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프랑스내에서도 인수를 꺼릴 정도로 부실화된 기업을 대우전자가 인수한 이유는.
▲세계적인 가전업체로의 도약을 추진중인 대우전자로선 대우 브랜드를 세계화시키는 데 드는 비용은 산출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많고 시간도 얼마나 소요될지 확실치 않다. 이에 대한 투자보다는 세계적인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부상하는 길이 빠르다는 판단을 내렸다.
-인수금액은.
▲톰슨멀티미디어는 현재 총자산이 2백40억프랑, 그리고 부채가 1백60억프랑(약 2조5천6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가 이번 톰슨그룹 민영화에서 밝혔듯이 부채 중 1백10억프랑을 인수기업에 탕감해주고 1백억프랑으로 매각한다는 점과 톰슨그룹의 부채가 톰슨멀티미디어에 집중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인수금액은 50억프랑(10억달러) 안팎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정확한 인수금액은 프랑스 정부의 민영화위원회와 최종 협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다. 대우전자는 톰슨멀티미디어의 부채를 상당부분 탕감하고 나머지 부채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제안서를 통해 이미 밝혔다.
-톰슨멀티미디어를 인수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우선 세계 제1의 컬러TV업체로 뛰어 올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제 TV부문에서 필립스보다 30%, 소니보다 약 50%가 큰 기업이 됐다. 톰슨멀티미디어의 자회사인 미국 RCA의 경우는 TV를 탄생시킨 곳으로 연간 2억5천만달러의 특허수익을 올리고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대우전자는 브랜드 세계화와 함께 가전부문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확보한 셈이다.
-앞으로 톰슨멀티미디어를 어떻게 운영하겠는가.
▲우선 연간 약 50억달러가 들어가고 있는 생산비용을 10% 절감시키는 데 주력해 컬러TV와 VCR 등의 사업을 조속히 정상화시키겠다. 또 위성방송수신기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수익성이 높은 첨단제품은 사업을 더욱 확대시켜 이익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그리고 이번 인수조건 중에는 프랑스내 현재의 고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본인이 톰슨 멀티미디어의 대표이사를 맡아 운영하겠다는 게 포함돼 있다. 프랑스 정부가 대우전자를 인수업체로 선정한 이유도 고용유지와 가전부문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간 유럽지역에 약 26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고 이중 프랑스에는 유리벌브 공장건설 등 15억달러를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 경우 프랑스에만 약 5천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톰슨멀티미디어가 전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36개 공장 중 경쟁력을 상실한 곳은 앞으로 면밀한 실사를 거친 후 과감히 문닫을 방침이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