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보다 서비스 중시
「컴퓨터는 서비스 상품」
일반 유통시장에서 상품의 성공여부는 제품의 질과 가격에 달려있다.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저렴한 제품은 같은 종류의 경쟁상품을 물리치고 수요가 가장 많아지게 마련이다.
지난해초부터 시작된 「가격파괴」행진은 올해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컴퓨터부품및 주변기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데다 업체들이 자체 유통단계축소, 이윤포기, 덤핑물량 대량확보등을 통해 가격경쟁력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판촉전략은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점차 수그러지고 있다. 유통시장이 다원화되고 컴퓨터 관련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이 대폭 증가하면서 품질차이와 가격차이가 업체별로 거의 없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컴퓨터의 판매는 이제 품질및 가격요소에서 매장에서의 친절, 컴퓨터교육, AS등 서비스상품 요소로 무게중심이 옮아가고 있다.
최근 유통업체와 컴퓨터업체들은 이를 반영하듯 상품홍보보다는 이미지홍보에 치중하고 있으며 AS센터 개설, 교육센터 확장등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용산의 선인상가, 나진상가, 터미널상가를 비롯해 강남의 서초상가등 서울지역의 전문 전자유통상가에서는 올해초를 기점으로 각 단위상가별로 공동 AS센터개설에 착수해 현재 거의 「1개상가에 1개 AS센터」를 갖추게 됐다.
지방에서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부산의 가야상가와 대전의 둔산타운도 올해말까지 대형 공동 AS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아래 사무실및 전문요원확보에 나섰다.
그동안 「저렴한 가격」을 최대 무기로 컴퓨터유통시장을 상당부분 점령해온 상가업체들사이에 최근 가격경쟁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AS등 서비스분야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해온 대기업에 점차 시장을 내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전국 유통망을 갖추고 자체브랜드 PC를 출시한 대부분의 컴퓨터 유통업체들도 최근 무분별한 유통망 확충을 자제하는 반면 AS지정점은 점차 늘리고 있고 신규로 유통사업에 참여해 자체 AS망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업체들도 대한통운, 한진택배등 택배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우편 AS서비스체계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더구나 일부업체는 일선 매장에서의 친절을 적극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하나시스템, 민성컴등 일부 중소유통업체들이 매장확대와 더불어 일선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착용하게 하고 매장오픈시간을 대폭 늘리는등 대고객 서비스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국에 AS센터를 갖추고 있는 대기업들의 경우 최근 고객에게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회사이미지를 개선하고 결국 이를 통해 제품판매 확대를 꾀한다는 새로운 판촉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LG전자등은 교육용 기자재를 펜티엄급 최신기종으로 바꾸는는가하면 위성방속을 통한 원격교육방식을 도입하기도하고 인터넷등 최신 교육프로그램등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범희부장은 『컴퓨터의 서비스상품화는 최근 컴퓨터업계의 광고에서도 엿볼 수 있다』 며 『올해초까지 컴퓨터제품및 사양이 광고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최근엔 컴퓨터와 전혀 관련성이 없는 인물및 풍경이 등장하는 즉 서비스상품광고에서 보편화된 이미지 광고기법이 부쩍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