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1일자로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으로 초청받을 자격을 얻게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가입신청을 낸 지 정확히 1년 7개월만에 29번째 회원국이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의 비준절차를 거치면 97년 1월경에는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될 것이라 하니 이제 한국도 명실상부하게 선진 경제국가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러나 OECD 가입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경제 11위국에 걸맞게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이 상승됐다고 반기는 국민이 있는 반면 경제 여건상 아직 시기상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벌써부터 야당은 국회비준 과정에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실정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도 일리는 있다. 정부가 OECD 가입추진을 다분히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에 비중을 더 두었다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나 상황이 OECD 회원국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기에는 취약하다는 것이다.
OECD가 추구하는 목적은 자유시장경제의 확대에 있기 때문에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따라서 시장경제의 흐름과 자유경쟁을 막는 각종 규제와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의무사항으로 돼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고비용 저효율의 경제상황하에서는 OECD 가입은 우리나라 경제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각종 보호 속에서 안이하게 경영하던 공기업이나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금융기관들은 OECD 가입이 생존의 문제로 다가설 것으로 예견된다. 협상과정에서 단계적인 자본시장 개방을 이해시켰다고는 하나 OECD 가입으로 예상되는 손실로는 국내 금융산업의 기반이 잠식되고 과도한 외자 유입으로 금융 및 외환시장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으며 정부의 거시경제 통제수단이 줄어들어 신축적인 경제정책의 운용이 어렵게 될 것은 자명하다. 또한 노동 및 환경 분야도 선진국 수준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및 사회적 비용이 막대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이득이 많기 때문에 OECD 가입은 우리나라의 경제 선진화에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있으나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나 수출 위주의 구조상 더 이상 개방과 자유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추세가 그럴진대 압력과 상황에 기는 것보다는 능동적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순리라는 생각이다.
그러면 OECD 가입이 우리에게 주는 경제적 이득은 무엇일까.
우선 비효율, 비능률적인 각종 제도와 관행이 선진화해 경제체질이 향상되는 것을 들 수 있다. 각종 규제완화도 가속화해 민간기업이 창의적인 발전과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다.또한 OECD 회원국가간의 빈번한 교류로 선진국 경제의 유익한 최신정보를 손쉽게 입수할 수 있어 변화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신속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으며 국제 다자간 협상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돼 국제교류와 협약에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는 이득도 기대할 수 있다. 그 결과 총체적으로 국가경제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수 있개 돼 경제 선진화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OECD 가입에 따른 손실과 위험을 최소화하고 그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기업 및 개인 등 각 경제 주체마다 행동방식과 사고를 경쟁원리에 맞게 고쳐야 한다. 또한 OECD 가입에 맞춰 우리 모두가 내실을 다지고 의식의 선진화를 통해 경제 선진화를 앞당기는 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이명우 국민리스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