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코리아 주최로 지난 16, 17일 이틀간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 반도체산업 전략 심포지엄(ISS)」에는 연일 1백50여명의 국내외 관계자들이 몰려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특히 올 들어 급변하는 반도체시장과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는 「반도체 업체들의 국제화전략」 「정보사회의 반도체 역할」 「반도체산업 현황과 시장전망」 「기술동향」 등 네가지 이슈를 큰 주제로 다뤄 높은 호응을 받았다.
특히 첫날 「한국 반도체산업의 국제화전략」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반도체산업의 현주소를 가감없이 진단한 중앙대 전용욱 교수는 『이번 반도체 침체기를 그간 D램 호황으로 발생한 거품을 제거하고 국내 반도체산업의 기형적인 구조를 개선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샀다.
반면 통상산업부측에서 발표한 「국내 반도체산업의 인프라」는 그간 전에 없는 정책지원 의지를 밝혀 온 관계당국의 말과는 달리 그 내용이 원론적인 수준에 그쳐 한껏 기대했던 업계 관계자들이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해외 업계 관계자들의 주제발표 내용과 태도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일본 NEC의 구보타 박사는 NEC의 국제화전략과 관련한 성공요인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국내 업체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아 폐쇄적이었던 일본 업체들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시켰다. 또한 미국과 유럽 관계자들도 통계처리와 분석면에서 한층 신뢰성 있는 자료를 제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D램생산 본격화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대만 뱅가드社의 F C 쳉 사장은 시종일관 『대만은 한국의 경쟁상대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부실한 답변으로 일관해 평소 대만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던 참석자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향후 반도체경기 전망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털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주제다. 이와 관련, 데이터퀘스트 관계자들은 내년부터 분명한 회복세가 예상되며 특히 반도체 수요는 관련 세트의 복합화 및 고기능화 추세로 큰 폭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처음 심포지엄 주제로 채택된 「평판디스플레이(FPD)」도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반도체에 버금가는 차세대 유망제품으로 꼽히는 FPD와 관련, 이종덕 박사(삼성전관 연구소장)는 기술원리와 산업전망을 알기쉽게 설명해 반도체에 집중돼 있는 참석자들의 인식을 넓히는 데 한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술동향」과 관련해서는 무려 6세대를 뛰어넘는 64GD램 기술이 소개돼 관심을 끌었다. 최수한 현대전자 상무는 「D램기술 동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64MD램에서부터 64GD램까지의 기술로드맵을 설명해 국내 엔지니어는 물론 해외 업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3백㎜ 웨이퍼 표준화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I300I」과 일본의 「SELE
TE」 등 양대 컨소시엄 관계자들이 나와 장비 및 소재 개발현황 등을 소개한 것도 이번 심포지엄의 커다란 성과로 꼽힌다.
세미코리아의 이주훈 지사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최근 반도체경기 급변 때문인지 참석자들의 호응도 전에 없이 컸고 내용면에서 국제대회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라고 강조하고 『내년부터는 현재 2년마다 열리는 이 심포지엄을 반도체산업협회와 공동으로 매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