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이크로소프트(MS)가 또 다시 소프트웨어 「결함」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스프레드시트 「엑셀」이 그 주인공이다. 민주당 이부영의원이 지난 1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윈도95」와 유사한 정수(INT)함수 명령 오류가 「엑셀」에서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MS는 과거와 달리 하루만인 18일 즉각 대응 보도자료를 냈다. 개관적인 반박자료가 첨부한 이 보도자료에는 그동안 치뤄온 『억울한 누명』을 이번 기회에 벗어보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담겨 있다.
이 보도자료에는 「윈도95」나 「엑셀」에서 발견되는 INT함수 명령 오류는 프로그램의 계산기능 착오가 아닌 컴퓨터에 처리과정의 특성 때문이라는 스탠포드대학 교재 관련 부분을 발췌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경쟁 제품인 「로터스1.2, 3」,「쿼트로 프로」 등 유명제품과 국산인 LG소프트웨어의 「하나스프레드시트」에서도 오류가 발견된다는 테스트 결과가 함께 첨부됐다.
MS는 또 이 사건이 컴퓨터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데서 일어났고 이같은 일반적 오류가 「엑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진 만큼 이의원 사무실에 대해서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된 배경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MS는 이에앞서 지난 94년 「윈도3.1」 계산기에 대해 또 지난 9월에는 「윈도95」 계산기에 대해 각각 오류 파문의 홍역을 치뤘는데 MS엑셀 사건을 포함한 3건이 모두 INT함수 명령에 관련돼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성신여대의 전산학과 전공선택 및 수학과 교재인 「C로 구현한 수치해석」(지양준외 3인 공저) 4백49쪽에서는 컴퓨터수치해석 과정에는 근사값 계산 때 나타나는 「절단(Truncation)」 오차와 소숫점 아래 숫자를 2진수로 표현할 때 발생하는 「라운딩 오프(Rounding Off)」 오차 등 2가지가 있다고 적고 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INT 함수명령 오류는 「라운딩 오프」 오차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 교재에서는 『컴퓨터에서는 모든 숫자를 2진수로 바꾸어 기억시키는데 정수 표현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소수 표현은 그리 매끄럽지 못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윈도95나 엑셀 사건 등이 MS의 국내 시장 잠식을 우려한 시각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미 학설로 굳어진 컴퓨터 특성을 오류로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가 또다른 오류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