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가 테이프시장에 미치는 영향분석

최근 비디오테이프 생산업체들이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플레이어 업체들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비디오테이프 생산업체들은 새로운 매체 DVD의 등장으로 인해 주력품목인 비디오테이프의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관련업체들의 움직임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는 것.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에서 볼 때 비디오테이프 생산업체들은 DVD 하드웨어업체들의 바쁜 움직임과는 달리 내심 느긋한 입장이다. S사의 마케팅담당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DVD가 비디오테이프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도 『현재 하드웨어업체들이 DVD플레이어의 판매에 나설 준비를 갖추고 있으나 아직은 비디오테이프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분석은 DVD플레이어의 기술적인 한계로 말미암아 아직 녹화테이프의 수요에 영향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DVD플레이어의 보급률이 비디오 보급의 15%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프로테이프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현재 비디오테이프의 세계 수요는 팬케이크(공테이프)를 포함해서 약 25억개. 이 중에서 DVD플레이어의 출현에 직접 영향을 받는 것은 15억개 규모의 프로테이프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DVD플레이어 자체가 녹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녹화용으로 팔리고 있는 팬케이크시장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다. 따라서 녹화가능DVD플레이어(DVD-R)가 나오기 이전까지 비디오테이프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프로테이프시장도 DVD 플레이어의 보급률이 VCR시장의 15∼20%선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비디오테이프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내 DVD 관련업체들은 플레이어 보급률이 15%에 달하는 시점을 오는 2003년으로 보고 있으며 일본 도시바도 오는 2000년에 가서야 전세계 보급대수(DVD 플레이어와 DVD롬 드라이브를 포함)가 8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 영상녹화, 재생시장은 당분간 비디오와 DVD가 병행해 나갈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4, 5년 후에나 DVD 관련시장이 본격 열리게 될 것으로 예상돼 비디오테이프 업체들은 DVD 등장에 대해 그렇게 위협적으로 생각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녹화까지 가능한 DVD-R가 나와 완전히 비디오테이프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기간은 적어도 향후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비디오테이프 생산업체들은 DVD시장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DVD플레이어 보급률을 봐가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비디오테이프 업체들이 걱정하는 것은 DVD의 경우 설비를 도입, 복제해 내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CD생산처럼 업체들의 난립으로 인한 「제살 깎아먹기식」의 경쟁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예전처럼 DVD의 수출시장이 여의치 않아 오히려 시장 자체가 국내로 축소될 것으로 판단,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비디오테이프 생산업체들은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기술 축적에 있다』고 보고 DVD-R시장에 대비한 기술확보과 함께 기존 CD생산설비를 DVD생산설비로 활용, 원가를 절감하는 생산기술부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