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남 제2 정보통신메커로 부상시켜..부산SEK 96 결산

<부산=김상범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지방 정보통신 전시회인 제3회 부산 국제 컴퓨터/소프트웨어 전시회(SEK96부산)」 및 「제3회 부산 국제 멀티미디어 전시회(MULTEX96부산)」가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1일 폐막됐다.

지난 94년 정보통신산업의 지역간 균형있는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취지 하에 의욕적인 첫발을 내딘 후 올해 3번째로 치러진 이번 전시회는 국내 제2의 정보통신 메카로서 부산, 영남지역을 국내외에 부각시켰다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전시회는 또 그동안 심심치 않게 지적돼 온 이 지역과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의 산업규모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함께 얻어냈다.

17일 개막 첫날부터 장전중학교, 동주여전 등 학생들의 단체관람이 줄을 이으며 1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을 포함해 폐막일인 21일까지 5일 동안 총 8만여명이 관람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같은 관람객 규모는 매년 6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전시회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SEK)」와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만 전시장 규모(7배)와 지역 산업규모(1백배)를 따져볼 때는 이번 행사가 SEK를 능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부산과 경남지역 업체를 포함, 대구, 대전지역 업체들까지 총 62개 업체가 9백여점을 출품, 정보통신산업 관련 최신 정보에 갈증을 느끼던 부산지역 시민들의 정보욕구를 충족시켜준 한 마당이었다.

또 관람객층이 학생층과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 꼬마들까지 다양했다는 점에서는 이 행사가 부산의 새로운 명물 전시회로 부상할 수 있음을 충분히 입증해 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의 출품동향을 보면 한국통신을 필두로 PC를 통한 화상회의 시스템이 곳곳에서 눈길을 끌었고 삼보컴퓨터, 일광시청각 등이 선보인 디지털카메라를 통한 컴퓨터 이미지 편집시스템도 최근의 전자앨범 열기를 반영하듯 전시회기간 내내 많은 관심을 모았다.

데스크톱분야의 광학문자인식 프로그램과 외국어 번역 소프트웨어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다양한 출품분야로 꼽혔다. 이와 관련, 「글눈」으로 국내 최대 광학문자인식 프로그램시장을 평정해 온 한국인식기술은 이번에는 윈도95용 글눈을 선보여 관심을 보았다. 또 다니엘텍의 일한번역 소프트웨어와 한백에버런의 전자 일한사전 등도 눈길을 끌었다. 송이정보, 인포미디어 등과 매킨토시 전문업체인 엘렉스 컴퓨터 등은 멀티미디어 CD롬 타이틀을 출품, 학생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아이네트와 데이콤 등도 부산에서의 인터넷 열기를 확인시켜 주었고 맥스터코리아와 퀀텀코리아도 하드디스크를 포함한 최신 보조기억장치 제품들을 선보이고 열띤 경쟁을 벌였다.

한편 부산지역 연고업체인 동성데이터시스템, 천일정보시스템, 도은시스템, 성운시스템, 부산기업전산원, 키모 등은 부스 규모에서 한국통신, 삼보컴퓨터 등 서울에서 원정간 기업 못지않게 대규모로 단장, 지역정보화 기수를 자임하면서 동시에 기업확장 의욕을 과시, 관람객의 시선을 이끌어 냈다.

시스템통합(SI)이나 유통 전문업체들인 이들 지역연고 출품업체 가운데 동성데이터시스템은 PC 기반의 다양한 SI솔루션을 선보였고 천일정보시스템은 미들웨어와 「솔리드 에지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등을, 도은시스템과 부산기업전산원이 각각 경영정보관리(MIS) 패키지인 「포커스 시리즈」와 「경영정보탑」을 전시했다.

지역 연고업체 가운데 특히 영한 번역 웹브라우저 「세계로96」을 선보인 성운시스템의 경우 부산지역에서는 드물게 소프트웨어 개발제품을 선보였다는 점때문인지 참관객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전시회는 멀티미디어와 통신이라는 최근의 정보화 동향을 확인시켰음은 물론 3회째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의 서울 편중을 불식시키고 지역사회의 정보화 욕구 해갈 그리고 시장가능성에서도 적지않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