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수출동향.외국업체 동향

<수출동향>

국산 노트북 PC가 해외시장에서 성가를 얻고 있다.

올들어 본격화되기 시작된 노트북 PC의 수출은 이제 물량 자체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수출대상지역도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노트북 PC의 수출은 거의 대부분이 자체상표를 부착해 현지유통점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컴퓨터산업의 수준을 알리는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국산 노트북 PC의 수출에 앞장 서고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대우통신 두 업체. 국내업체 중 자체적으로 노트북 PC를 개발, 생산하고 있는 업체 중에서는 삼보컴퓨터 만이 아직까지 수출 보다는 내수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노트북 PC사업부문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워 나간다는 장기적인 계획아래 수출을 전략적으로 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수출물량은 지난 8월까지 월 5천대 수준이었으나 9월부터는 월 2만대 수준으로 대폭 늘어 수출물량이 내수판매량을 상회하기 시작했다. 월 5천대가 자체브랜드인 「센스시리즈」로 미국에 고정적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유럽지역으로도 월 4천대가 공급되고 있다. 또 미국 현지 인수기업인 AST에 월 1만대씩 공급, 자체브랜드와 AST브랜드로 전세계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8월말 현재 약 6만대의 노트북 PC를 수출했으며 연말까지는 총 12만대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도 수출목표는 30만대.

데스크탑 PC에 비해 노트북 PC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우통신은 수출확대를 통해 노트북 PC 전문업체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간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지난해 서브노트북 PC인 「솔로」의 수출실적은 3만5천대. 올해에는 약 5만대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 있는 컴퓨터 판매법인인 「대우텔레콤 유럽」을 통해 유럽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 우즈벡공화국 수도 타시켄트에 설립한 「대우 C&C」을 활용, 우즈벡공화국 뿐만 아니라 러시아 등 CIS지역에 대한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OEM(주문자상표부착)에 의존해왔던 수출방식을 자가브랜드 판매방식으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 부가가치를 높이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LG전자도 최근 IBM과의 합작사인 LGIBM을 설립하면서 노트북 PC부문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어 국산 노트북 PC 수출확대에 또하나의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국내 컴퓨터업계가 노트북 PC 수출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국산 노트북 PC의 가격 및 품질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조성현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장은 『도시바가 세계 제1의 노트북PC업체가 될 수 있었던데는 노트북PC에 들어가는 각종 우수한 핵심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면에서만 본다면 삼성전자를 비롯 대우통신이나 LG전자와 현대전자도 도시바와 같은 세계적인 노트북 PC생산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TFT LCD나 HDD, CD롬 드라이브 등 노트북 PC의 핵심부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곳은 전세계적으로 일본과 한국 등 2개국. 결국 국산 노트북 PC의 경쟁력은 핵심부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현재 세계 노트북 PC시장의 공급기지 역할을 맡고 있는 대만의 경우 전 부품을 수입, 조립하는 형태로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비록 가격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제품의 성능이나 신뢰성면에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이 이같은 기반위에 세계적인 메카니즘기술이나 설계기술을 확보할 경우 국산 노트북PC산업은 일본에 이어 손쉽게 세계 제2의 생산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올해 경쟁적으로 미국이나 대만에 노트북 PC 전담 연구소를 설립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대만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대우통신은 미국 세너제이에 노트북 PC 전담연구소를 설립, 취약한 기술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들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국산 노트북 PC 수출은 국산 노트북PC가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서 있음을 입증해 주는 것은 물론 침체된 국산 컴퓨터 수출에 청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외국업체 동향>

노트북 PC에 대한 외국PC업체들의 애착은 남다르다. 데스크 탑 PC시장에서 로컬제품에 밀려 사업기반마저 위태로운 실정에서 그나마 한국에서의 사업기반을 유지해 줄 수 있는 부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데스크 탑 PC분야에서는 기술적으로 평준화돼 외국산제품과 로컬제품의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아직까지 노트북 PC에서는 로컬업체들과 엄연한 기술수준이 있으며 또 노트북 PC수요자층이 일반 사용자들보다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로컬업체들과의 싸움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컴팩 및 HP, IBM, 애플, 에이서 등 기존 국내에 진출한 업체들이 올들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고 올해 한국시장에 새로 진출한 델컴퓨터 및 TI 등도 노트북 PC를 전략상품으로 앞세워 한국에서의 입지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컴팩은 지난 9월 새로운 디자인과 휴대성, 업그레이드 등을 강조한 최신형 「아마다 4100시리즈」의 시판에 돌입하면서 PC서버시장에 이어 노트북 PC시장에서의 컴팩의 돌풍을 예고했다. 「아마다시리즈」의 강점은 슬림형, 표준형, 멀티미디어형 등 3가지로 다양하게 제품을 구성할 수 있어 사용자들이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한국컴팩은 아마다시리즈가 1달여만에 1천여대가 판매됐으며 올해에 약 6천여대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들어 국내 PC시장에서 외국산 PC의 돌풍을 몰고 온 한국에이서도 홈PC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 하반기부터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전국 중, 대형 전자상가를 통한 딜러 및 소비자판매방식을 도입하는 등 노트북 PC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한국에이서는 고급사용자층은 「에이서노트 누보」, 기업체 및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는 「에이서노트 라이트」를 앞세워 수요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미 애플의 매킨토시를 국내에 독점공급하고 있는 엘렉스는 지난 6월 최초로 64비트 파워PC칩을 내장해 성능과 속도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고 있는 「파워북 5300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노트북 PC의 고성능화와 대용량화를 선도해 가고 있다. 엘렉스는 기존 디자인 전공 대학생이나 컴퓨터그래픽 전문가 등 특화된 수요 위주의 마케팅에서 탈피해 화려한 그래픽과 동화상 재현이 탁월한 파워북의 강점을 살려 새롭운 수요층을 떠오르고 있는 일반기업과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한 마케팅을 전개해 가고있다.

미 TI사 노트북 PC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선경유통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을 갖고 있는 TI의 제품이라는 인지도 확산과 함께 전국 2백여개의 유통망을 이용해 사업 첫 해인 올해 약 2천대의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선경유통이 공급하는 제품은 기업체시장을 겨냥한 고성능의 「트래블메이트 6000시리즈」와 개인소비자 및 학생층을 대상으로한 중저가형의 「익스텐자시리즈」 등 2개의 제품군. 선경유통은 연내에 「트래블메이트」신제품과 내년초 「익스텐자」 신제품을 출시, 본격적으로 시장점유율 확대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통신판매로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델컴퓨터도 지난 4월 한국에 처음 진출하면서 홈PC를 주력으로 내세웠으나 7월부터 노트북 PC인 「래티튜드시리즈」를 앞세워 본격적인 한국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델컴퓨터는 이달 중 펜티엄 1백50MHz의 고성능 멀티미디어 제품 등 신제품을 유통마진이 없어 기존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에 공급이 가능한 주문판매방식을 통해 기업체시장을 집중 공략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들 외에도 세계 최대의 노트북 PC생산국인 일본의 도시바, NEC 등도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한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시장조사와 함께 거래선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내년 이후 국내 노트북 PC시장은 로컬업체와 외국컴퓨터업체들간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