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LG전자CU, 소프트-미디어 합병 의미

LG소프트웨어와 LG미디어 두 회사의 합병결정은 오래 전부터 예상됐던 것이다. 지난 9월 LG그룹 회장실 소속의 LG미디어가 전자 CU로 편입되면서 공연, 이벤트사업 등을 LG애드로 이관한 데다 중복사업의 조정 차원에서 두 회사의 합병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 두 회사의 합병은 그룹측의 결정사항으로 남겨져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LG전자측이 두 회사의 합병사실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두 회사의 합병배경은 서로 업종이 중복되는 데다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독자적으로 사업을 수행해서는 기대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전자CU측이 『LG소프트웨어와 LG미디어를 통합함으로써 그룹의 소프트웨어사업 추진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LG미디어가 회사설립 이후 누적된 적자로 인해 경영상황이 안 좋은 데다 LG전자의 멀티미디어사업(하드웨어부문)을 지원하기로 한 당초 설립목적보다는 영화나 음반, 공연사업 등에 치중하면서 LG전자와 갈등을 빚어 왔던 것도 합병을 서두르게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두 회사의 합병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유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부문의 육성을 위해선 계열사로 흩어져 있던 소프트웨어사업을 통합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모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LG전자가 두 회사의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합병에 따른 실무적인 어려움 역시 적을 것이다.

현재 이번 합병발표에서 앞으로 생겨날 통합회사의 명칭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일단은 「LG소프트웨어」로 출범했다가 추후 회사 명칭을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두 회사가 대등한 관계로 합병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LG소프트웨어가 LG미디어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통합회사의 사장을 LG소프트웨어의 이해승 사장이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합병이 LG소프트웨어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로운 통합회사는 자본금 1백50억원에 매출 5백억원 규모로 LG그룹의 중추적인 소프트웨어업체로 자리 잡게 됐다. 통합회사는 게임, 교육용 타이틀 등의 패키지소프트웨어와 시스템, 인터넷 등의 정보통신서비스업에 주력함으로써 LG전자 CU의 소프트웨어부문을 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통합회사가 출범하게 됨에 따라 또다른 문제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소프트웨어 통합회사와 SI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그룹계열사 「LG-EDS」와의 관계가 애매모호하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LG미디어가 벌여온 영화 및 영상사업과 음반사업 등의 향방이 불투명해지면서 최근 LG전자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사업에 대한 장기비전을 수립하게 되면 또다른 형태의 사업조정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