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 양극이 돌출된 까닭
건전지의 외양을 살펴보면 모든 전지는 양극 부분이 튀어나와 있고 음극부분은 밋밋한 것이 마치 천지음양의 조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건전지의 양극부분이 돌출돼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극과의 구별을 쉽게 하고 전극의 접촉이 잘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정답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여러 가지의 기술적인 이유들이 숨어있다.
우선 망간전지는 양극을 돌출시킴으로써 전자의 흐름을 보다 원활하게 하고 있다.
건전지 중심에 탄소막대가 삽입된 망간전지는 탄소막대가 양극의 끝부분에 까지 이어져 있는데 탄소막대의 전자를 흡수하는 성질이 음극에서 나온 전자를 끌어들임으로써 양극의 역할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탄소막대를 사용하지 않는 알카라인전지를 비롯, 리튬전지나 니켈카드뮴전지, 니켈수소전지 등은 돌출된 양극단자 내부를 빈 공간으로 두어 일종의 안전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안전 구멍(Safety Vent)」이라고 불리우는 이 공간은 건전지 내부에서 가스가 발생할 경우 이를 담아둠으로써 내부 압력이 높아져 폭발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는 것이다.
건전지는 화학물질의 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얻어내는 일종의 화학반응로이기 때문에 화학반응으로 인해 가스가 발생, 내부압력이 너무 높아지면 폭발한다.
최근 들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2차전지 가운데 양극부분 밑에 구멍을 뚫어 놓는 경우가 많은 것도 바로 건전지 내부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빼내기 위한 것이다.
<김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