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0년대 주력상품으로 부상되고 있는 평판디스플레이(FPD) 시장선점을 위해 한국과 일본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치루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산업연구원이 한, 일 평판디스플레이산업 경쟁력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발표, 관심을 끌고 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연구보고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일본은 평판디스플레이 공급구조면에서 참여기업이 샤프, NEC, 도시바 등 22개사나 되며 이들의 생산공장만도 47개에 달한다. 평판디스플레이 중에서도 시장성이 가장 높은 TFT LCD는 생산업체가 13개사나 되며 이들중 샤프, 호시덴, 카시오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삼성전자, 삼성전관, LG전자, 현대전자, 오리온전기, 한국전자 등 6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성, LG, 현대 등 3사가 TFT LCD에 참여하고 있으나 아직 초기단계이다. 공급능력 면에서 현재 일본은 월 1백70만개이나 한국은 30만개로 일본의 17.6%에 불과하다.
수급구조 면에서 일본은 지난해 생산이 66억달러였으나 수출비중이 14%에 불과한 내수위주로 공급원의 안정적인 확보에 유리하다. 아직 응용기기산업이 크게 발달되지 못한 한국은 지난해 생산이 약 3억달러였으나 내수가 1억달러로 수출의존도가 높아 거래처의 안정정인 확보에 불리하다.
일본은 설비투자가 94년 18억달러에서 95년 21억달러로 증가했으며 한국은 94년 5억달러에서 95년 9억달러로 늘어났다. 또 일본은 연구개발비를 지난 94년 3억7천5백만달러에서 95년 4억5천3백만달러로 확대했으며, 한국은 같은 기간에 7천7백만달러에서 1억3천6백만달러로 늘리는 데 그쳤다.
기술수준 면에서도 일본은 초기제품부터 첨단제품까지 단계적으로 기술개발을 수행해 온 결과 활발한 기술진보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일본에 비해 기초기술은 10%, 제조기술은 40%, 조립기술은 70%, 재료기술은 10% 수준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성장기반 면에서도 일본은 전방산업인 노트북PC, 게임기 등 응용기기시장이 있고 후방산업인 재료, 장비산업이 발달돼 있다. 일본은 이러한 전후방 연관산업이 고루 발달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일본의 평판디스플레이 장비업체는 1백70여개사, 재료업체는 80여개사에 달한다.
특히 평판디스플레이 업계는 재료, 장비, 응용기기 등의 다양한 자회사를 설립해 재료에서 시스템까지 전, 후방 연관효과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업계는 평판디스플레이산업 자체의 발달수준도 미미한 데다 연관산업은 거의 발달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에야 대기업들은 그룹의 계열기업을 통해 재료, 장비분야에 일부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은 연관산업의 여건이 거의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평판디스플레이산업이 전개되고 있으므로 여건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작년부터 TFT LCD분야에 본격 투자를 시작한 한국은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했지만 2000년에는 25%, 200???0년에는 33%까지 확돼될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 70%의 점유율을 보인 일본은 2000년 이후 한국에 시장을 그만큼 잠식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