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3분기 매출 신장률 큰 폭 감소...수익성도 크게 악화

1년 내내 경기부진의 여파에 시달려 온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신장하는 수준에 그쳐 연초에 세웠던 매출목표에 대부분 미달할 전망이다. 또한 외국 경쟁업체들의 국내시장에 대한 저가공세 강화와 세트업체들의 가격인하 압력 등으로 수익성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의 3.4분기 실적에 따르면 대부분 업체들이 지난해보다 다소 매출이 증가했지만 매출신장률에 있어서는 지난해의 절반이하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매출도 당초 계획했던 목표에는 대부분 미달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종합부품, 인쇄회로기판(PCB), 커넥터, 페라이트코어 등 대기업 중심 업종에서 비교적 매출신장률이 높은 반면 규소강판코어, 콘덴서, 트랜스, 스피커 등 범용부품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삼성전기, 대우전자부품, LG전자부품 등 종합부품 3사는 하반기 들어서면서 매출증대에 총력을 기울여 3.4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는 다소 늘어났으나 연간 전체로는 연초 매출목표 달성이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3.4분기중 컴퓨터 관련부품 매출의 증가 등에 힘입어 9월말 현재 전년동기(9천8백억원)보다 20% 가량 늘어난 1조1천9백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연말까지는 1조6천억∼1조7천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어 연초 계획(1조8천억원)에는 미달하고 하반기 수정계획(1조7천억원)에는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전자부품은 3.4분기까지 1천5백40억원의 매출을 기록, 26.6%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전통적으로 4.4분기에 매출이 많은 점을 감안, 연간 전체로는 연초에 세웠던 목표에 다소 미달하는 2천2백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말의 솔벤트 중독사건 여파로 연초부터 매출이 부진했던 LG전자부품은 지난 상반기에 1천2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같은기간보다 다소 줄었으며, 연말까지는 올해 초 목표보다 3백억원 이상 적고 지난해 실적에도 다소 못미치는 2천5백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PCB의 경우 대덕산업이 연말까지 9백30억∼9백4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비롯해 대덕전자가 1천1백60억원, 코리아써키트 1천1백50억원, 새한전자는 2백80억원 정도의 매출이 예상돼 전년보다 15∼28%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부진 속에서도 수출과 고부가 다층PCB 매출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연초 목표에 비해서는 모두 미달하는 실적이다.

코어업계의 경우 규소강판, 페라이트코어업계 모두 지난해보다 신장률이 크게 둔화됐으며, 특히 규소강판 코어업계는 정체 또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페라이트코어의 경우 삼화전자는 9월말 현재 7백2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6백50억원에 비해서는 11% 정도 늘었다. 연간실적은 당초 1천억원 돌파를 목표로 했으나 수출시장에서 다소 고전, 지난해의 8백50억원 보다는 늘어났으나 연초 목표에는 미달하는 9백50억원 선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수세라믹은 같은기간에 3백7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대비 26%의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연말까지는 목표 5백억원에 미달하는 4백20억∼4백3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규소강판코어의 경우 삼경정밀은 3.4분기까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3백7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연말까지도 지난해 수준인 5백20억∼5백30억원에 그쳐 연초 목표(5백90억원)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성산도 9월말 현재 전년동기보다 15% 가량 감소한 1백6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연말까지는 전년보다 10% 가량 줄어든 2백30억원 정도의 매출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지는 정보통신산업 성장세를 타고 최고 유망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미국, 일본, 중국 등 외산제품의 국내시장 잠식이 가속화되면서 국내업체들의 매출신장률은 저조할 전망이다. 로케트전기는 3.4분기까지 7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연말까지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9백억원이 예상되며, 서통은 3.4분기까지 3백30억원의 매출을 올려 연간으로는 지난해보다 20억원 정도 늘어난 4백4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다만 리튬1차전지를 생산하는 테크라프는 3.4분기까지 지난해 연간실적과 비슷한 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연말까지 이미 상당한 주문량을 확보, 올해 총 1백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커넥터업계는 한국단자가 지난해 5백70억원에서 올해 7백1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한국몰렉스가 5백30억원에서 6백억원 정도를 예상하는 등 정보통신기기 산업의 성장에 따라 비교적 높은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콘덴서업체인 삼영전자는 세트업계의 해외진출과 수요감축으로 매출증가율이 둔화돼 지난해 1천5백40억원과 비슷한 1천6백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스피커업체인 한국음향도 3.4분기까지 실제 판매 증가보다는 환율인상에 따른 수출액 상승으로 전년 동기대비 22억원 증가한 1백8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부진을 보였다. 한국음향은 연말까지는 당초목표 2백70억원에 다소 미달하는 2백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부품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