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HA시장 800억원규모에 그칠 듯

건설업체들의 잇따를 부도와 끝이 안보이는 건설경기의 불황이 가정자동화(HA)기기 공급업체들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경기 불황의 여파로 올해 말로 예정됐던 아파트 단지 분양이 대부분 내년으로 연기됨에 따라 올해 HA시장은 지난해보다 10% 가량 줄어든 8백억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엔 신규 건설시장의 수요 감소로 HA기기 공급업체들의 일부 대리점들이 도산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HA사업을 포기하거나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파트 분양이 연기된 곳은 이미 도산한 건영, 유원건설, 우성건설 등이 신축중이던 3만여 가구분을 포함해 현재 분양예정인 아파트의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 분양이 연기됨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자금압박에 따른 경영 부실화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들에게 각종 원자재 및 기기들을 공급하고 있는 관련업체들까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HA기기 공급업체들 역시 건설경기 불황에 대한 근본대책이 없는 상태이며 이에따라 대부분 업체들이 신제품 개발을 연기하거나 보류한 상태이다. 또 일부 업체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단순형 비디오폰과 같은 제품을 시장에 덤핑으로 내놓고 있어 최근엔 시장질서마저 혼탁해지고 있다.

HA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 시장을 만들지 않는 이상 HA산업의 불황은 내년으로까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