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산원 정보화연구실 선임연구원 洪弼基
산업사회의 전지구적인 확산단계를 지나 산업 선진국에서는 최근 정보혁명으로 불리는 세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전쟁과 산업활동을 위한 교통운송 네트워크가 산업사회의 활동을 지원하고 상품이나 자원의 가치 극대화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정보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수단으로서 정보통신 네트워크는 정보시대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자본이 될 것이다.
국가간의 정치, 경제, 문화교류에서도 각 사회의 하위 시스템 구성에 따라 국가간 규범이 필요하다. 냉전시대 이전에 자본주의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간 경제교류는 자유시장의 원리에 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위적인 교류방법이 필요하였고 자유시장을 추구하는 국가간에도 각 국가의 상황과 정치, 경제, 문화에 따라 거래의 대상, 방법에서 차이가 있었다.
일반적인 규범이 결정되면 국가간 거래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교환의 매개수단인데 자국 화폐의 이용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경제적, 정치적 전략을 활용한다.
화폐사용의 범위도 네트워크적인 관점에서 보면 화폐의 가치를 상호 인식하여 교환할 수 있는 영역과 사람의 수에 따라 화폐의 역할이 다르게 된다. 지식과 정보상품의 비중이 증가하면서국민들의 일자리가 국제적으로 분업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국가간에도 기피하는 산업이나 직업이 발생하고 좋은 일자리나 산업을 위한 경쟁이 발생하고 있는데 공해산업이 후진국으로 이전되고 지적소유권 보호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강화되는 현상이 이러한 추세의 일환이다.
세계적인 지역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국경의 개념이 희미해지는 경향도 있으나 일정한 지역을 근거로 생활방식이 지속되는 한 국가단위의 문화는 여전히 중요한 생활환경이 되고 있다.
국가간 거래의 결과를 정산하면 상품이나 서비스의 수출과 수입의 차이가 발생하는 데 지속적인 적자나 흑자는 모두 건전한 경제의 운용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문화나 생활방식도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규모의 경제실현을 위해서는 대량 생산방식과 노동자들의 표준화된 행동, 그리고 공통된 생활방식 등이 산업사회에서 요구되었다. 이러한 사회는 구성원 개개인이 우수해도 정교하게 조직화되지 않으면 효율성이 낮아 창의력 계발에 장애가 되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후발 산업국가들은 자본축적을 위해 높은 이윤율을 보장하고 기업들의 산업활동을 지원하였고, 집단적인 노동력을 동원하면서 발생하는 노동비용의 상승압박을 제어하는 과정에서 개발독재라고 불리는 집단주의적 사회체제를 거치는 경우가 많았다.
저항과 순응의 문화와 교육으로부터 정치적, 사회적 강제를 덜 받는 체제로의 변화는 단순한 민주화 추구의 결과뿐만 아니라 정보화 혹은 탈산업화라는 거대한 조류에서 사회가 적응하는 현상의 일부이다.
개인간의 개성과 서로 다른 집단의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상식과 규범이 설정되어야 하고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가에 대한 정보가 상식화되어야 한다. 국제화를 완성시키려면 우리 사회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가치, 행동, 언어 등을 확장하여 국제사회에서 수용되도록 하고 이는 자국의 화폐까지도 수용되게 하는 정치, 경제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공공재로서의 문화가 국가간에 이전되어 지식과 정보 나아가 문화 상품의 잠재적 수요를 개발하는 시장개척의 첨병으로서 문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문화국가가 곧 정보사회의 강대국이 되기 위한 조건이자 목표가 되므로 우리도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와 우리의 고유한 정체성을 위한 가치의 조화를 찾는 것이 정보사회의중요하고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