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차 지역민방 참가업체 청문회 표정

지난 28일 공보처 주관으로 실시된 2차 지역민방 사업자 청문회에는 인천, 울산 등 4개 지역에서 모두 14개 기업이 참여, 민방을 신청한 이유, 신청법인의 장점과 약점,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계획, 실사주 또는 대표의 정당가입 여부, 환경보호와 장애자 및 노인복지에 대한 지원활동 등에 관해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이날 청문위원들은 실사주에 대해 「정당에 가입한 적이 있느냐」 「다른 참여기업과의 차별성은 무엇이냐」에 대해 묻는 한편, 방송사 대표자에게는 「사주와 마찰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은 무엇이냐」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청주지역의 신호페이퍼에 대한 청문에서는 『성남시 수정구에 12필지 4천여평의 부동산이 부인과 자녀 명의로 돼 있는데, 불법 형질변경 및 도로 무단점유 등으로 고발된 일이 있느냐』고 실사주에게 질문. 이에 대해 실사주 이순국씨는 『현재 딸이 살고 있는 그 집은 수년 전 합법적으로 개축했다』고 해명.

또 덕일건설에 대한 청문에서는 실사주 정홍회씨의 자유총연맹 가입경력, 청주종합유선방송 지분을 소유했다 최근 매각한 사유와 3년간 부채비율이 높고 계열사에 노조가 없는 이유 등을 질문받자 『정치에는 관심이 없으며 당초 공중파방송에 참여하기 위해 케이블TV에도 투자했다』며 『계열사에 노조가 없는 것은 봉급 수준이 높기 때문이고, 부채비율은 건설업종이기 때문에 높게 나타났을 뿐』이라고 답변.

뉴맥스에 대한 질의에서 청문위원들은 『지배주주 및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이 공정거래법과 환경 관련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있는데 제출서류에 「전혀 없다」고 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질문. 이에 대해 실사주 정강환씨는 『돈을 들여서라도 법규를 위반하지 않는 것이 기업경영의 원칙이나 기업을 하다보면 처리기술 미비로 어쩔 수 없이 법을 위반하는 경우도 있다』며 『지금은 관련 법규를 위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

인천지역의 경우 『컨소시엄 참여업체 가운데 케이블TV 지분 보유사가 3개나 있다』는 점을 지적받은 동양화학의 실사주 이수영씨는 『뒤늦게 케이블TV 참여사실을 알았으나 다시 뺄 수도 없어 그대로 추진했다』고 답변. 또 『지역이익과 국가이익이 상치될 때는 어떤 태도로 보도하겠느냐』는 질의에 김옥조 대표(방송사)는 『국가이익이 상위개념이라는 생각에서 시청자를 설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

동양기전에 대한 청문에서 위원들은 대우그룹과의 관계 여부에 대해 주로질문. 『김상중 前 대우자동차 사장이 동양기전의 지분 18%를 갖고 있으며, 동양기전은 대우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해 주고 있지 않느냐』는 청문위원의 질문에 조병호 동양기전 사장은 『내 자신이 대우에 근무한 적이 있으며 대우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답하고 『그러나 우리는 자동차3사에 모두 부품을 제공하고 있고, 김상중 前 사장과는 친구사이일 뿐 「동양기전이 대우 것」이라는 세간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해명.

한국종합건설에 대한 청문에서는 재무구조의 취약성이 향후 경영상의 불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집중 거론됐는데, 청문위원들은 『지난해 순익 10억원을 낸 기업에서 올해 순익이 2백50억원으로 급증할 수 있느냐』며 『자기자본의 67%를 방송에 출자한다는 것도 무리가 있는것 같다』고 추궁. 이에 대해 김병희 회장은 『올해 매출이 크게 늘어날예정인 데다 1백10억원의 유상증자도 계획하고 있어 괜찮다』고 답변.

대한제당에 대한 질의는 지배주주 및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의 도덕성과 공공성 부분에 집중. 대한제당이 케이블TV 송파SO의 주식을 지역민방 신청 직전에 포기한 점과 컨소시엄 구성업체인 귀뚜라미보일러의 실제사주 로켓트보일러가 SBS주식을 8% 소유하고 있는 점, 다른 구성업체들이 케이블TV와 지역민방 등에 대해 관여하고 있는 사실이 지적받았다. 이에 대해 설원봉 사장은 『인천 토착기업으로 지역민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SO지분을 포기했으며 컨소시엄 구성업체들의 다른 방송사업 참여는 지분이 크지 않으므로 별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답변.

전주지역의 쌍방울에 대한 청문에서 청문위원들은 주요 구성주주 중 광전자의 지분에 일본자본이 상당량 투자된 점, 무주리조트의 환경 침해사례, 쌍방울 및 구성주주들의 환경, 공정거래 등 관계법령 위반사례, 신일 및 광전자 등 컨소시엄 주요 주주의 공익사업 실적부진 등을 집중 추궁하자 실사주인 이봉녕 회장은 곤혹스럽다는 표정을 연발.

하림에 대한 청문에서는 『YTN지분의 10%를 소유한 조선맥주, 전주문화방송에 7.5%지분을 가지고 있는 미원의 컨소시엄 참여는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과 『구성주주의 도덕성에 다소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핵심. 그러나 실사주인 김홍국 사장은 청문위원들의 일부 지적에 대해 무리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선에서 마무리했으며 특히 하림의 주력품목인 양계 사육, 가공, 판매가 화제로 등장해 긍정적 평가에 한몫 하기도.

세풍의 청문에선 고령의 고병옥 회장이 청문위원들의 질문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사주 대상의 청문은 타 사업자의 1시간에 비해 대폭 줄어든 20여분에 불과했으나 두가지 원칙, 공익성과 창업주로부터 이어진 일관된 기업경영철학이 나름대로 평가를 받아 무난하게 진행. 특히 1시간 남짓 진행된 민방대표의 청문에서 백낙천 사장이 실사주의 부족한 답변에 대해 보충함으로써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

마지막순서인 거성건설 청문은 조용호 실사주의 나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 못한 상태. 거성건설은 조용호 이사의 모친인 강현자씨와 외삼촌이 공동대표를 하고 있으나 지분관계 상 조용호 이사가 참석. 조 이사의 나이가 24세에 불과한 데다 야간대학 3년생임이 감안돼 일반적인 질문으로 진행.

울산지역 청문회에서는 맨 먼저 한국프랜지가 현대와 관련해, 주리원백화점은 경상일보 문제로, 대원기공은 실사주의 학력 허위기재 문제로 청문 심사위원들에 의해 집중 추궁당했으나 각 사업자들이 나름대로의 원칙을 제시하면서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평가.

한편 이날 청문회 심사위원장인 劉 공보처 차관은 『청문회에서 산정된 점수가 심사 마지막까지 감안될 것』라고 밝히고 『청문회에서는 지배주주의 도덕성이나 철학, 인간 됨됨이 등을 주로 검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劉 차관은 또 『청문위원이 매긴 점수 가운데 최고점과 최저점은 제외하고 나머지만 감안한다』며 『결국 지배주주의 됨됨이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보처는 29일에도 공보처 회의실에서 수원지역 FM방송을 신청한 세화, 건인, 서진산업, 농우종묘, 필코전자, 천지산업 등 6개사를 대상으로 청문회를 연 뒤, 최종 심사위원회의 3단계 심사를 거쳐 내달 9일을 전후해 최종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영호,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