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소기업시대 (21);반석산업

공중전화기를 사용하다 보면 전화카드를 판매하는 곳이 전화기로부터 멀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있어 불편했던 경험이 한두번은 있을 것이다. 이런 불편을 이제는 공중전화카드 자판기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공중전화기 생산업체인 반석산업(대표 이성주)이 소비자들의 전화카드 구매를 쉽게 하기 위해 공중전화카드 자판기를 개발, 일반 건물과 공중전화부스에 본격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73년 자본금 4억4천만원으로 설립된 업체로 시내외 공중전화기를 비롯해 카드식 공중전화기, 주화, 카드 겸용 공중전화기 등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으며 24채널 및 30채널 PCM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반석산업이 카드자판기에 손을 댄 것은 지난 94년. 공중전화기로서는 첨단제품에 속하는 주화, 카드 겸용 공중전화기를 개발한 이후 국내 공중전화기시장은 거의 한계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 회사는 그동안 전체 매출액 가운데 공중전화기가 90%가량을 차지했으나 교환기 부품 등 전송기술관련 사업과 카드자판기 사업 등을 집중 육성해 현재는 매출비중이 50%대로 낮아졌다.

반석은 최근 들어 이 분야에 대해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사내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5월에는 복권 및 전화카드 겸용 자동판매기를 개발, 공업진흥청의 형식승인을 획득했다.

이 회사는 그러나 공중전화카드 자판기에 대해 수정작업을 거쳐야 했다. 이 회사의 자판기는 국산 지폐식별기를 채택하고 있는데 국내 기술수준으로는 지폐반환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아 2천원을 투입했을 경우 1천원만 지폐로 반환이 되고 나머지 1천원은 동전으로 반환돼 민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이 문제를 집중 연구한 결과 최근 5천원까지도 반환(에스크로)되도록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달 말경 공식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반석이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지폐수납 방식을 1차 수납과 2차 수납으로 구분한 것으로, 소비자가 지폐를 투입하면 일단 1차 수납공간에 가수납 상태로 보관되며 카드판매 버튼을 눌러 카드를 구매하면 이와 동시에 2차 수납공간인 스토커(stocker)로 최종 수납되도록 돼 있다.

반석은 공중전화카드 자판기 개발을 계기로 각종 카드관련 자판기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공중전화기가 IC카드전화기로 대체될 것에 대비해 IC공중전화카드도 자판기를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선불카드 및 버스카드, 자율복사카드 판매에도 이같은 자판시스템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의 이성주 사장은 『외국의 경우 카드식 공중전화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쉽게 카드를 구입할 수 있도록 자판기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며 『일반 수요자들이 구매하기에는 수익성이 크지 않은 만큼 한국통신 등 공공기관이 공익차원에서 설치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