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지난 7월 LG전자의 새로운 핵심사업 조직인 멀티미디어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은준 부사장은 요즘 이것과 씨름하면서 24시간을 보내고 있다. 15개가 넘는 품목과 10개 이상의 해외공장을 껴안고 있는 멀티미디어사업본부를 어떻게 하면 경영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조직내 구성원을 구경꾼이 아닌 「플레이어」로 만들 것인가 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매출확대에 연연하는 볼륨게임이 아니라 질(Value)에 근거를 둔 경영이 중시되는 쪽으로 경영전략의 관점이 바뀌고 있습니다. 일례로 시장확대만을 의식해서 이익도 나지 않는 지역에 수출을 계속하는 것은 어리석은 경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은준 멀티미디어사업본부장이 「선택과 집중」에 골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철저하게 경영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바꿔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제는 이익이 나는 시장과 모델에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등 사업역량을 집중시킬 겁니다. 특히 경쟁력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고 대신에 이들 자원을 광스토리지사업(DVD)과 휴대형 복합정보단말기(PDA), 차세대 디지털TV 등 미래형 사업쪽에 집중시킬 계획입니다.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분야도 이미 선진기업들이 기득권을 잡은 DVD플레이어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DVD램과 DVDR쪽에 자원을 집중할 방침입니다』.
해외시장 및 투자진출과 관련해서 그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에서 행세하지 못하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승부를 내기가 어렵다』는 GE사 잭 웰치 회장의 말을 인용, 『중국은 어렵지만 반드시 극복해야 할 시장, 인도는 중국보다도 더 어렵지만 절대 버릴 수 없는 시장』으로 지목하는 등 아시아시장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
그는 또 주력공장의 해외이전에 대해 『일반 오디오사업부(OBU)를 중국공장으로 옮겼듯이 앞으로는 국내외 사업장 중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곳에서 사업부를 운영할 것』이며 『현재 VCR를 비롯한 몇몇 제품을 중심으로 정밀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