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독자적 기술개발

수영전기 회장 裵壽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변하는 시장 및 기술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그동안 정부의 각종 보호막 속에서 안주해 온 중전기기 업체의 경우 이러한 기술변화에 안이하게 대처하면 자칫 국내 시장을 송두리째 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독자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현재 중전기기 업계는 치열한 경쟁으로 치닫고 있으며 수입액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의 중전기기 수입실적은 28억1천9백62만달러로 수출보다 크게 상회하여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품목으로는 전동기, 변압기, 배전제어반 및 첨단기술 제품,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이런 제품들에 대한 기술개발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세계환경에서 생존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면 이러한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방편은 무엇인가.

첫째는 과감한 기술개발에 대한 진정한 투자가 필요하다. 진정한 투자란 단순모방이나 대리판매 형태가 아닌 내것의 기술, 우리 여건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 무엇인가를 찾기위한 꾸준한 노력이다.

국내 중전기기업계는 그동안 기술개발보다는 기술도입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최고 기술국인 미국, 일본, 독일 등에 비해 약 70% 수준이며 설계기술은 아주 취약해 선진국의 50% 수준이다. 경쟁국인 대만이나 중국보다도 열세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지원과 함께 업계 스스로가 설계 및 소재, 조립기술의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둘째는 경쟁력 확보다. 지금의 생산형태로서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동시에 손해보는 구조적인 취약점을 갖고 있다. 이는 노사간의 절실한 이해와 정부의 실질적 제도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실질적 제도개선이란 간접생산비를 줄이는 것으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기업으로서는 판매형태의 전환도 이제 검토해 볼 단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본사 직접판매에서 그동안 구축된 사회신용을 바탕으로 한 간접판매로의 전환이 생산원가의 절감효과를 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고객에 대한 서비스 확충이다. 어떤 사업이든 생산자와 소비자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생산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공급하면 되는 이 단순한 원리에 맞춰 꾸준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시설재의 생산자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사후관리가 관건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사용자는 합리적인 요구를, 공급자는 효율적인 관리로 공동의 이익이 창출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선진국에 비해 불리한 여건들을 극복하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의 수동적 자세가 아닌 능동적 사고에로의 전환하지 않으면 안되는, 긴박한 대외여건의 압박이 우리 코앞에 와 있음을 직시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는 어쩌면 훗날 지금의 몇배 혹은 몇십배의 대가를 치를 수도 있음을 누구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