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밥솥 제조업체들이 일제 전기밥솥 수입개방에 대비해 첨단기술로 맞서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동양매직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물론 한미, 대륙전자, 반성 등 중소기업들까지 각종 기술을 응용해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첨단 전기밥솥을 개발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이달부터 기존 전자유도가열(IH) 기능에 압력기능을 추가한 IH압력밥솥을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IH밥솥과 압력밥솥이 합쳐진 최초의 제품이기 때문이다.
지난 88년 일본에서 처음 개발된 IH밥솥은 솥 전체를 3백60도 골고루 가열해 밥짓는 속도가 빠르고 밥맛이 좋다는 점에서 가격이 비싼 단점을 극복하고 최근 판매가 늘고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LG전자는 IH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 밥솥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산제품의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IH밥솥에 압력기능을 추가해 삼계탕, 갈비찜 등의 요리까지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동양매직은 IH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5억원을 투자해 전면가열(SH) 방식의 전기밥솥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특히 가마솥에서 지은 것처럼 밥맛을 내기 위해 내부 솥의 두께를 기존 제품보다 1 두꺼운 2.8로 늘렸으며 뉴로퍼지센서를 채용해 수온과 쌀의 양 등을 감지해 밥을 짓도록 했다.
동양매직은 또 IH밥솥이 보통 30만원대여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판단, 제품가격을 20만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동양매직의 한 관계자는 『SH밥솥의 가격이 IH밥솥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일본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해도 가격면에서는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VCR부품 제조업체인 대륙전자도 전기밥솥에 압력기능을 추가한 전기 압력밥솥을 개발, 내수판매 및 수출에 나서고 있다.
업계 최초로 미국의 안전마크인 UL과 캐나다의 CSA 규격을 획득한 이 제품은 4중 안전장치가 설치된 것이 특징이며 마이콤을 채택해 밥외에도 각종 찜요리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제품은 디자인도 깔끔해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렸던 「96 중소기업 산업디자인 지도 新상품전」에도 출품됐다.
한편 우리나라 전기밥솥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2백60만대 2천4백억원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일본 밥솥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하게 될 내년부터는 밥솥 시장을 둘러싼 한, 일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휘종 기자〉